#05 심기일전

기회를 잡다

by ParOn

첫 라운딩의 처참했던 기억을 추스르고, 부족했던 부분을 하나씩 되새기며 다시 연습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시작한 골프, 싱글까지는 해봐야 하지 않겠나.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고, 그러기엔 용납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처럼 연습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해외 업무를 맡다 보니 출장이 잦았고, 레슨은커녕 연습장에 가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틈틈이 책을 펼치거나,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골프 레슨 영상을 노트북에 담아 출장지에서 돌려보며 고쳐야 할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연습 스윙도 꾸준히 반복하면서 연습장에 가지 못하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채워나갔다. 집에서 혼자 빈 스윙 연습을 많이 했다. 이때 읽었던 책이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시리즈였다. 골프에 입문하는 초보 골퍼의 연습 방법이 잘 나와 있어 책에서 알려주는 연습 방법을 집에서 꾸준히 해나갔다.


스윙을 몸에 기억 시켜라. 반복해서 스윙 동작을 몸에 기억시키도록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빈 스윙을 했다. 지루한 연습이었지만 이때의 스윙연습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첫 라운딩 후 몇 달이 지나 친구들이 두 번째 라운딩을 주선해줬다. 앞으로 함께 골프 칠 날이 많은데 나 혼자 뒤처져 있으니, 친구들도 내가 빨리 올라와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실력이 금방 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천천히 기본만큼은 제대로 만들어가고 싶었다.


두 번째 라운딩은 처음과는 달랐다. 샷은 여전히 춤을 췄고 스코어는 또 포기했지만, 달라진 게 있었다. 연습해온 스윙을 두려움 없이 했다는 점이었다. 공이 어떻게 나가든 일단 제대로 스윙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가끔 잘 맞은 공이 시원하게 뻗어나갈 때면 *'그래,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작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다.


그래도 과제는 여전히 산더미였다. 드라이버, 아이언, 어프로치, 퍼팅의 기본 네 가지에 벙커샷, 트러블샷, 라이에 따른 판단까지. 골프는 길게 보고 가야 할 운동이라는 걸 새삼 실감하며,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차근차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몇 번의 라운딩 기회가 더 있었고, "확실히 좋아지고 있어"라는 친구들의 말에 자신감을 회복하며 필드에서의 부담감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주재원 발령이 난 것은 바로 그 즈음이었다.

월, 금 연재
이전 05화#04 첫 라운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