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분류가 귀찮아서 이러는 건 맞는 듯
노트는 많지만, 언제나 분류가 되지 않는다.
아니, 미분류야말로 노트의 본성이 아닐까.
분류하는 것이야말로 노트의 본성을 크게 거스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내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정돈된 글을 쓰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구난방으로 써갈긴 노트들을 디지털화해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리마커블 2를 샀다.
살 때는 좋았지.
하지만, 늘 그렇듯이, 최신 기기가 내 생산성을 저절로 높여주지는 않으며, 중요한 것은 그걸 활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매 순간 새로이 느끼는 중이다,
어쩌면 내가 버려야 할 것은 미분류된 노트의 카오스적인 두려움이 아니라, 억지로 분류하고 싶은, 그리고 기어이 분류하고야 마는 강박에 비슷한 사고방식이 아닐까.
충분히 고민해 봄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