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글쓰기
추위는 인간이 맨몸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맨몸으로 겪어보면 정말 가능하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찬물 샤워를 5분 동안 거의 3주 넘게 시행하고 있는데도 영하의 날씨에, 아니 영상 5, 6도 정도만 되어도 반팔 차림으로는 금방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적어도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은 영영 추위에 익숙해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워낙에 날씨가 휙휙 바뀌니 말이다.
지금쯤이면 벌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야 할 것만도 같은데, 오히려 영상 10도가 넘는 포근한 날씨가 되어 있다. 이렇게 겨울이 따뜻한 적이 있었나? 마치 아직 다 가지 않은 가을이 마지막 춤을 추는 것 같다.
물론 내일이면 또 바로 추워지겠지만, 세계의 날씨가 정말 많이 맛이 갔다는 걸 몸소 느낀다.
그럼에도 나는 더운 것보다는 추운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이유다. 추우면 껴입으면 그만이지만, 덥다고 살가죽을 벗어던질 수는 없으니까.
아무튼 올해, 그리고 내년 겨울(1, 2월) 동안에는 추위와 조금이라도 더 친해져 보려고 한다.
찬물 샤워도 매일 아침마다 하고, 이제는 난방을 하지 않는 쪽으로도 생각을 하고 있다.
차가운 공기는 겹겹이 입은 옷이, 차가운 방바닥은 두꺼운 매트와 침낭이 잘 해결해 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중이다.
그렇게 북방민족이 되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