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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을 넘어 일자리 나눔까지

Interview with 메이커스 with Kakao '반희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재봉틀로 이제는 어엿한 사업체의 대표가 된 임명자 '반희담' 대표. 2016년 여름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와 첫 인연을 맺은 '반희담'은  자연 손염색 편백 베개를 선보여 4차례 매진, 6차례 앙코르 기록을 세웠다. 경기광주지역자활센터 수공예 사업단으로 시작해 올해 1월 1일 독립된 자활기업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 '반희담'은 우리말로 ‘반짇고리에 희망을 담다’라는 뜻이다. 사명처럼, 임명자 대표는 경제적 자활에 도전하는 이웃들과 일자리를 나누는 날을 꿈 꾼다. 자활센터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한 기업의 공동대표로 또 다른 시작을 해낸 그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비쳤다.



일반적으로 ‘자활 상품’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게 된다. 누군가의 자립을 돕는 물건이니 가격은 비싸고 디자인 품질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그 편견을 깬 것이 반희담의 편백 베개다. 자연에서 찾은 염료로 만들어낸 은은한 색감,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는 고급스러운 디자인, 튼튼하고 꼼꼼한 봉제, 국산 편백나무 큐브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 향까지, 반희담의 베개는 여느 시중 제품과 비교해도 충분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메이커스 고객의 눈도 정확했다. 처음 준비한 주문 수량 80개는 금세 매진되었고, 여러 차례 앙코르 요청에 힘입어 누적 주문 수량 555개를 기록했다 메. 이커스 입점 전 매장이나 자활 장터에서 한 달에 10개, 많게는 20개를 팔던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수치다. 


임명자 대표는 가슴 졸이며 첫 판매 반응을 지켜보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온라인 쇼핑몰이나 홈쇼핑을 보면 반품도 많이 하던데 어떻게 응대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메이커스 입점 후 지금까지 교환이나 환불 요청이 단 한 건도 없었어요. 실시간으로 주문 숫자를 확인하면서 모두들 의욕이 넘쳤어요. 몇백 개의 베개를 만들면서도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동네 주민이나 자활 장터를 찾은 손님, 지역 관공서 관계자 등을 통해서만 판매했는데 메이커스를 통해 처음으로 얼굴도 모르는 ‘고객’에게 편백 베개를 판 셈이다. 부모님께 선물했더니 좋아하셨다는 손님들의 후기도 큰 힘이 되었다.


반희담의 편백 베개는 전국 247개의 자활센터에서 만드는 자활 상품 중 처음으로 메이커스에 입점했다. 그만큼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도 있었다. 수작업으로 탄생하는 자활 상품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안에 담긴 특별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1년 전업 주부였던 임명자 대표에게 갑자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좌절할 틈도 없이 수소문한 끝에 경기광주지역자활센터를 알게 됐다. 그곳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을 받다가 지금의 동료들을 만났다. 방송통신대학 산학협력단에서 옷 수선법을 배우며 재봉틀을 손에 익히기 시작했고, 2011년 봉제사업단, 2014년 수공예 사업단을 거쳐 반희담을 결성했다. 동료 세 명과 함께였다. 오래된 재봉틀과 쪽가위만으로 시작했지만 눈이 시리고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열심히 배웠다.



“처음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자존감도 떨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자활센터에서 월급도 주면서 교육을 시켜주니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죠. 맨날 집에만 있다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행복하고 재미있었어요. 저한테 이런 열정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요.” 


‘반짇고리에 희망을 담다’라는 뜻의 반희담도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탄생한 이름이다. 이제는 어엿한 공동대표가 된 그녀들이 함께해온 여정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초창기에는 자활센터 청소사업팀 앞치마, 지역 장애인 보호시설의 옷 수선을 맡아서 하다가 점점 기술이 손에 익어 앞치마나 파우치 같은 홈패션 아이템을 선보였다. 우연한 기회에 동네 교회 어르신들 선물용으로 제작된 편백 베개를 보고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게 2015년이다. 디자인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시중 제품을 뜯어보고 미숙하지만 비슷하게 만들어보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경기도 이천의 천연 염색 수업을 알게 되었고, 직접 염색 체험을 하며 자연에서 찾은 염료인 꼭두서니, 쪽, 황토, 녹차가 주는 오묘하고도 고급스러운 색감에 매료되었다.



충전재로는 편백 큐브를 택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백나무 파쇄나 잎을 넣을 수도 있었지만 숲 속에 온 듯 머리까지 맑아지는 편백의 기운을 담기엔 역부족이었다. 큐브는 땀에 젖거나 오염되면 찬물로 세척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희담은 그중에서도 미달목이나 중국산이 아닌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편백나무를 고집한다. 자활센터를 통해 전라남도 장성 축령산에서 편백나무 큐브를 수급하는 독자적인 유통 경

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직접 뛰어다니며 모은 소중한 재료들을 재봉틀로 한 땀 한 땀 엮어 마침내 베개를 완성했을 때의 뿌듯한 순간을 임명자 대표는 잊지 못한다. 


“지금의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어요. 천연 염색 선생님께 완성된 베개의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칭찬해주셨어요. 다행히 메이커스에서도 반응이 좋았죠. 출고 전에 수십 개의 베개를 하나하나 끈으로 묶어 쌓아두고 한참 동안 바라봤어요. 가슴이 두근거리던 그때의 기분을 지금까지 잊지 못합니다.”



경기 광주시 송정동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반희담 매장에 작년 여름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홍은택 메이커스 대표다. 수차례 앙코르를 기록한 편백 베개를 만드는 사람들이 궁금했던 홍 대표가 식사 자리를 제안했지만, 임 대표 측에서 ‘거절’했다. 


“제가 혼자 가서 대표님이랑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너무 부담되고 떨려서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메이커스에서 편백 베개가 몇 차례 완판되고 나서 인가, 대표님이 여기까지 직접 오셨어요. 정말 깜짝 놀랐죠.”


어색할 줄 알았던 점심 식사는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한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두 사람이 동갑내기 친구였던 것이다. 


“그때부터 친근감이 생긴 것 같아요. 가끔 반말도 섞어가며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어요. 그리고 용기 내서 한 가지 부탁을 드렸죠. 대표님은 메이커스 일을 하며 다양한 제품을 접하실 테니, 반희담에서 한번 만들어봤으면 좋겠다는 아이템이 있으면 언제든지 조언해달라고요. 흔쾌히 그러겠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대표님이 언젠가 이 동네에 또 오실 일이 있다면, 남한산성 근처 맛집에서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어요.”



재봉틀을 다루는 솜씨는 지난 6년간 일취월장했지만 물건을 파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매장에 구경 온 손님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일도 처음에는 난관이었다. 긴장의 연속이었던 메이커스 판매 기간에 고객의 문의가 왔을 때는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였다.


“메이커스에서 저희 편백 베개를 구입했는데 커버를 여분으로 하나 더 사고 싶다는 고객이었어요. 커버 하나의 가격이 얼마인지 알려드려야 하는데 머릿속으로 계산이 바로 안 되더라고요.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면 원가가 얼마이고 이윤을 얼마나 남겨야 하는지 정리가 돼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실감했어요.”


독립된 사업체로 첫해를 맞은 반희담은 이제 자활센터의 도움 없이 완전한 의미의 경제적 자립에 도전한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매출에 한계가 있기에 온라인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다행히 메이커스 판매를 통한 실전 경험이 든든한 밑천이 됐다. 제품 소개 페이지를 제작하는 것부터 주문 접수를 받고 배송하는 과정을 통해 ‘물건은 이렇게 파는 것’이라고 어렴풋하게나마 감이 생긴 것 같다고 한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마음 한편에는 근거 있는 희망이 자리 잡고 있다. 쪽가위와 재봉틀로 시작해 자활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어떤 난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다. 


“우리가 함께 운영하는 가게니까 열심히 가꿔서 평생의 일자리로 삼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우리처럼 자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나눌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할 거예요.”



◼︎ 메이커스 with Kakao '반희담'이 만드는 편백 목베개

https://makers.kakao.com/item/570068?f=f

반희담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2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2호 목차

-Hello, partners!

◼︎ partners

- 스토리펀딩 다이애나 프로젝트 엄윤설 교수 '로봇, 독자의 힘으로 설원을 달리다'
- 1boon 푸드 매거진 리얼푸드 '1분을 위한 고민'
- 카카오파머 제주당근 농부 유도균 '검은 흙 속에서 캐낸 진심' 
- 메이커스 with Kakao 반회담 '자활 넘어, 일자리 나눔까지' (본 글)

- 이야기의 힘을 믿는 사람들 : 2017 Kreator thank you party


◼︎ with Kakao

- 모두를 위한 연결 '카카오미니, 소리로 일상의 벽을 허물다'

- 제주 with Kakao '제주 이웃의 착한 소원을 들어드리쿠다'
- 같이가치 with Kakao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 꿈에 날개를 달다 with Kakao '헤이카카오, 우리 꿈에 날개를 달아줘'

- 카카오가 알려주는 카카오 활용법 : 카카오클래스

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되는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은 카카오헤어샵 우수매장 200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호의 전문은 아래에 첨부된 pdf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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