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인터뷰] ‘와다다다 곰’으로 톡에 표정을 더하다

카카오이모티콘 with 띵똥 작가

카카오 이모티콘은 또 하나의 언어다. 이모티콘 작가는 언어를 확장하는 사람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감정(emotion)의 조각(icon)’은 채팅창 적재적소에 배치되며 대화의 온도를 높여주고, 관계의 밀도를 단단하게 다져준다. 이모티콘은 대화에서 평면적인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바꿔주는 눈빛이자 표정이다. 카카오톡이 온 국민의 소통 채널로 자리 잡아가며, 이모티콘도 대화를 보조하는 수단을 넘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와 산업으로 거듭났다. ‘이모티콘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고, 2017년 오픈한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창작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도 이모티콘 생태계를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카카오 이모티콘은 2021년 1월 월정액 정기구독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를 도입하며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모든 이모티콘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출시 전에는 기존 이모티콘만 이용하거나 대세를 따르는 경향이 있었다. 출시 후 사람들은 다양한 이모티콘을 써보며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있다. 누군가 무심코 골라 쓴 이모티콘이 다른 채팅창으로 이어지고 퍼지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이모티콘들이 골고루 인기를 얻으며, 더 많은 작가들이 주목받았다. 

2020년 출시된 ‘와다다다 흥겹다곰’은 이모티콘 플러스 도입 후 ‘역주행’을 했고, 이모티콘 플러스에서 사랑받은 이모티콘 시리즈 10개 중 하나로 선정됐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를 병행하며 ‘와다다다 곰’ 등 다양한 시리즈를 창작하고 있는 띵똥 작가는 “내 인생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모티콘 작가가 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이모티콘 작가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반 사무직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끄적거리고 낙서하는 건 좋아했지만 미술 하고는 거리가 멀었죠. 그러다가 온라인 쇼핑몰을 소소하게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규모가 커졌고, 결국 크게 망했어요. 감당하기 어려운 큰 빚을 지게 됐고, 우울증이 왔어요. 당시 남자 친구였던 지금의 남편이 그림을 그려 보라며 태블릿을 사줬죠. 웹툰을 따라 그려 보다가 ‘이모티콘도 한 번 그려볼까’ 했던 게 여기까지 왔네요. 


여러 시리즈를 꾸준히 내고 있는데, 각별한 시리즈도 있을 것 같아요. 다 소중하지만, 우선 첫 승인으로 이 일에 물꼬를 터준 ‘답 없는 토끼’요. ‘또 술 마시면 내가 개다’라는 멘트가 재밌어서 만들어 봤어요.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아무래도 ‘와다다다 곰’이죠. 이모티콘 작가로서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채워줬고, ‘이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줬어요. 


‘와다다다 곰’은 이모티콘 플러스로 큰 인기를 얻었어요. 비결이 뭘까요?
 저도 많이 놀랐어요. 제 인생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냥 제가 대화할 때 부담 없이 쓸 수 있으면서도 유쾌한 이모티콘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평소 추임새가 많은 편이라 그런 면도 좀 녹였고요. 30대에게 인기가 가장 높은데, 제 또래들이 비슷한 마음이었나 봐요. 


‘와다다다 곰’은 여러 채팅방, 다양한 상황에서 두루두루
 쓰기 좋죠. 이모티콘 플러스라는 구독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 창작자로서의 입장은 또 달랐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감이 안 잡혔는데, 남편이 ‘이모티콘계의 멜론이네?’라고 하더라고요. 쓰기 전에는 막연하게 판매 수익이 적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수많은 이모티콘 사이에 제 이모티콘이 묻히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어요. 이모티콘 플러스가 출시되자마자 이용해보니, 일단 이용자로서 만족스러웠어요. 보유한 이모티콘을 찾아 쓰기보다 키워드 검색으로 자유롭게 골라 쓰게 되더라고요. 창작자로서도 같은 키워드, 다른 표현을 보는 게 흥미로웠죠. 나중에는 매출도 상승 곡선을 탔어요. 단건 판매보다 이모티콘 플러스 정산 금액이 훨씬 더 커졌어요. 더 많은 작가들에게 꾸준한 수입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인 것 같아요. 


이모티콘 플러스는 일단 이용자로서 만족스러웠어요. 키워드 검색으로 자유롭게 골라 쓰게 되더라고요. 창작자로서도 같은 키워드, 다른 표현을 보는 게 흥미로웠죠. 나중에는 매출도 상승 곡선을 탔어요.



시리즈에 곰, 토끼, 병아리, 고양이 등 동물이 많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창작 아이디어의 원천도 궁금해요.
전 그림을 잘 그리는 편도 아니고, 상상력이 엄청 뛰어나지도 않아요. 그래서 주변에서 보이고 들리는 것들을 그리게 돼요. 유치원생인 아이 때문에 집에 동물 인형과 캐릭터가 많아요. 마침 움직이는 모션은 토끼처럼 귀가 부각되면 표현하기가 쉽더라고요.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을 추거나 ‘와다다다’ 뛰는 아이의 움직임도 모션에 많이 녹였어요. 가끔은 제가 직접 거울을 보고 움직여 보기도 해요. 멘트 역시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소스를 얻어요. 특히 두 살 터울인 여동생이 정말 웃겨서 여동생 지분이 가장 크죠.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SNS, 유튜브는 물론 TV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보고요.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짧은 이야기도 재밌어요. 캐릭터에 이야기가 입혀지니 더 친근해지고요.

 생활 속 이야기를 간단하게 그려 업로드했는데,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온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의 파급력이겠죠. 내 친구,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하시고, 제 이모티콘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며 SNS의 순기능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카카오에서 시작한 이모티콘 캐릭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나갈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네요. 이모티콘 작가로 일할 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지금 상황에서는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감사하죠.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일할 수 있어요. 태블릿만 있으면 카페는 물론 이동하는 차 안, 잠들어 있는 아기 옆에서도 작업이 가능해요. 조리원에도 태블릿을 들고 갔을 정도예요. 



육아와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작업량과 소요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시리즈를 포함해 한 달에 4~6개는 넣어요. 지난 10월 둘째를 출산했는데, 그전에는 8개씩 넣을 때도 있었어요. 일단 생각이 떠오르면 그려서 제안서를 넣어 봐요. 미승인되면 보완해서 다시 보내보고, 다른 아이디어로 전향도 하죠. 지금까지 미승인과 승인의 비율이 7:3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많이 시도하는 편이에요. 다행히 손이 빠른 편이라 초반에는 아이디어 구상 1~2일, 모션 작업은 2~3일이면 끝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랑받은 만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아이디어만 1주, 모션도 1~2주 정도 걸려요. 둘째 출산 후 육아휴직 중인 남편 덕분에 하루에 6시간 정도는 꾸준히 작업하고 있어요.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며 생긴 습관이나 삶에서의 변화가 있다면요?
일단 모든 사물을 이모티콘과 결부시키는 습관이 생겼어요.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면서도 이모티콘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수입 면에서 가장 큰 변화가 생겼죠. 사업으로 진 빚을 거의 갚아갈 때쯤 이모티콘이 잘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남편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가 사준 태블릿으로 지금 열심히 은혜를 갚고 있어요. 매일 이게 현실이 맞나 하는 생각 하죠. 시도를 한 그 순간, 그 결정에 감사해요. 마트 가서 장 볼 때도, 석양을 보면서도, 잠들기 전에도 “이모티콘 작업하기를 정말 잘했다”라고 되뇔 정도죠. 


많은 사람들이 띵똥 작가님처럼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제가 도전할 때도 레드 오션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더 치열해졌어요. 예전에는 하루 10개 미만으로 출시됐는데, 요즘은 20개도 올라오더군요. 그런데 요즘 치열하지 않은 분야는 없는 것 같아요. 치열하다는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거고요. 저 역시 막연하게 꿈꿨던 사람 중 하나인데,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일단 머릿속에 있는 걸 끄집어 내 그려보세요.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일할수 있어요. 태블릿만 있으면 카페는 물론 이동하는 차 안, 잠들어있는 아기 옆에서도 작업이 가능하죠. 


카카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작가의 펜 끝에서 탄생한 이모티콘이 생명력을 얻는 곳은 채팅창이에요. 쓰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거든요. 이용자에게 더 많이 노출됐으면 좋겠는데, 카카오에서도 작가들의 이런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이번 주 HOT 데뷔’,‘MD 추천 이모티콘’ 등으로 신진 작가나 새로운 이모티콘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보이거든요. 이모티콘 플러스도 그런 장치라고 생각해요. 




파트너스위드카카오 13호 보러가기

'파트너스위드카카오(Partners with Kakao)'는 카카오의 플랫폼에서 카카오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꿈을 위해 달려가는 수많은 파트너들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스타워즈에서 승리호까지 슈퍼웹툰을 만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