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입영통지서, 카카오톡으로 받아요

병무청과 카카오톡의 특별한 협업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병역과 관련된 사무를 총괄하는 국방부 산하의 중앙 행정 기관 '병무청'. 병역 자원을 관리하며 징집, 소집 및 전시 병력 동원 등 모든 병무 행정을 담당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이라면 반드시 거치는 병무청. 병역 문제는 민감하고 중요한 만큼 병무청의 민원 처리에선 공정성과 정확도가 생명이다. 하루에 수천 건의 민원을 처리하면서도 개인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온 병무청은 지난해 카카오톡 알림톡 서비스를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7년 연속으로 민원 서비스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 13년간 국민과 병무청이 만나는 창구를 구축해 온 병무청의 변재호 정보기획과 주무관에게 병무청과 카카오톡의 특별한 협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병무청을 떠올리면 ‘군대 보내는 곳’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병무청은 우리나라의 병무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민원 서비스 종합 평가에서 7년 연속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만 18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병역준비역에 편입되어 병무청의 관리 대상이 되지요. 구체적으로는 병역판정 검사부터 육・해・공군병 모집 및 선발, 사회복무요원 관리, 병역의무자의 국외여행 허가 등 병역과 관련된 다양한 행정 업무를 담당합니다. 




Q. 주무관님께서는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저는 2005년부터 병무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통계청에서 6년 정도 근무했고요. 그보다 앞서 전산학 강의를 하는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병무청 본청의 정보기획과 소속으로, 병무민원상담 시스템 등 대민(對民) 서비스 프로그램과 서버를 운영, 관리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병역의무자가 병무청을 만나는 창구를 구축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또 병무청에서 2011년 모바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병역 안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2016년 10월부터는 카카오 알림톡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모바일을 활용한 병무 행정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Q. 병무 민원은 주로 어떤 내용인가요? 접수와 처리 과정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다루는 병무 민원은 기본적으로 병역의무자가 병역 제도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거나 신청하는 것입니다. 현역병, 사회복무요원 등의 지원, 병역 감면이나 병역의무 이행 일자 연기 신청, 군미필자 국외여행 허가 신청 등 다양한 사무가 여기 포함되죠. 대부분은 인터넷상의 병무민원포털을 통해 들어옵니다. 그 밖의 일반적인 문의 사항은 국민신문고나 병무민원상담소의 ARS 상담 등을 통해 처리하고요. 지난해 병무민원포털로 접수된 민원은 180만 건, 병무민원상담소 ARS 상담은 300만 건이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카카오톡의 알림톡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었나요? 

병무민원포털을 통해 접수된 민원 처리 결과나 ARS 상담 내용은 문자메시지로 발송됩니다. 상담원이 유선상으로 소집 날짜, 장소, 준비물 등의 정보를 안내해도 바로 메모하지 않으면 민원인은 금방 잊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문자메시지 발송은 민원인이 관련 내용을 잊지 않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취지에서 마련됐죠. 


그런데 매년 문자메시지 발송 건수가 점점 증가해서 2016년에 700만 건에 달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맞춤형 서비스 정책에 따라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다 보니 장문 메시지 사용률이 2012년 0.1%에서 2016년 74.0%로 급증했고요. 그래서 문자 발송에 소요된 비용만 2016년 기준으로 1억 4000만 원이 넘습니다. 매년 증가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예산을 확대 편성하는 것도 난관이었지만, 대량 발송으로 인해 저희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병역의무자나 통신사가 스팸으로 오인하는 것도 문제였죠. 그때 떠올린 것이 카카오톡의 알림톡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택배 회사들이 배송 현황을 알림톡으로 알려주기 시작했는데 고객 입장에서도 상당히 편리하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한 것이 2016년 1월이었습니다. 



Q.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 알림톡 서비스를 시작하셨나요? 

10개월가량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16년 10월부터 알림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습니다. 보안성 및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등 법적 사항을 검토해 추진 가능성을 확인한 후 내부적으로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쳤고요. 개인정보 등의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을 방지하고자 인터넷망 대신 병무청 전용선을 적용하고, 실무자들의 업무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문자 발송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알림톡으로 발송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Q. 시범 운영부터 극적인 효과가 있었나요? 

첫 시범 운영 때는 민원 처리 결과나 모집병 합격 여부, 사회복무요원의 입소 안내 사항 등 본청 업무의 일부를 문자 대신 알림톡으로 전송했습니다. 이 시기의 실질적인 비용 절감은 200만 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문자메시지보다 수신율이 높고 전송 속도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2017년 2월부터는 전국의 각 소속 기관에서도 병역의무자에게 정보성 메시지를 보낼 때 알림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알림톡으로 전하는 내용은 전화 문의 상담 내용, 통지서 이메일 발송 알림, 병역판정 검사 일자 및 장소 안내 등으로 확대했고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도 지난해 2월 말 약 13만 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월 기준 약 47만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기존 문자메시지로 발송하던 것을 알림톡으로 전환한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 국민들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요.



Q. 알림톡 도입 후 어떤 점이 개선되었나요? 

무엇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컸습니다. 지난해 한 해 알림톡과 문자메시지 발송 건수는 총 950만, 그 비율은 7대 3 정도였습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알림톡과 문자메시지 총 발송 건수는 135% 증가했지만 전체 비용은 70% 이상 절감할 수 있었어요. 장문 문자메시지 사용은 줄고 알림톡 활용이 늘었으니까요. 또한 스팸 메시지로 처리되는 위험 부담이 없고, 수신 여부를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죠.




Q. 알림톡에서 특별히 도움이 된 기능이 있었나요? 

병무청 플러스친구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며 병역의무자나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를 고민하다가 알게 된 것이 ‘키워드 자동 FAQ’였습니다. 대화창 하단에 자주 문의하는 내용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답변을 등록해놓으면, 병역의무자가 해당 키워드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바로 자동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에요. 지난해 11월 오픈해 두 달간 지켜보니 약 19만 명이 이 기능을 이용했더라고요. 활용도가 꽤 높다고 판단해서 점차 키워드 개수를 늘려갔어요. 현재 병역판정 검사 본인 선택 절차 안내, 현역병 입영일자 신청 안내, 카투사 지원 및 선발 안내 등 총 8개의 키워드 FAQ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알림톡과 키워드 FAQ 도입 후 ARS를 통한 단순 문의 건수가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상담소에서 하루 동안 처리하는 문의 전화가 2000통이 넘는데, 미처 응답하지 못하는 통화 대기 건수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죠. 그 효과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실무자들도 업무 효율성을 체감하기 때문에 알림톡 활용 비중이 점점 증가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Q. 병무청을 알림톡으로 만나는 민원인의 반응은 어떤가요? 

제가 민원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반응을 직접 확인하긴 어렵지만, 주변 지인들을 통해 듣는 얘기로는 확실히 문자메시지보다는 알림톡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민원인이 20대 초반 젊은 친구들이다 보니 카카오톡 사용 환경에 훨씬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장문의 문자메시지는 통신사에서 자동 스팸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번거로웠는데 알림톡이 해결해주었고, 병역판정검사일로부터 일주일 전, 2일 전에 일정 알림톡을 받으니 편리하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실시간으로 간단한 문의 사항을 물어볼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Q. 알림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제가 병무청에서 근무한 10여 년간 민원 서비스 방식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민원인에게 문자메시지만 발송해도 다른 기관에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거든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민원 처리 효율성과 만족도를 모두 높이는 서비스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민원 실무를 담당하는 각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와 아이디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유관 부서를 설득해야 했다면, 이제는 각 부서가 의견을 나누고 협의해서 최적의 선택지를 찾는다는 것도 달라진 점입니다. 알림톡이라는 편리한 서비스가 생기면서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고요. 



Q. 특별히 기억나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현역병 입영일자 가능 여부 설문조사’를 알림톡을 활용해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정 일자에 입대할 수 있는 인원을 사전에 조사해서 훈련소 수용 인원을 조절해야 하는데, 기존의 ARS 설문조사 대신 설문 페이지를 만들어 알림톡으로 배포하고 카카오톡에서 바로 연동되도록 했습니다. 기존의 ARS 방식보다 응답률이 높고 비용이 크게 절감된 것은 물론이고, 설문 내용에 대한 이해도도 훨씬 좋았죠. 7일 이상 소요되던 설문 수집 및 정리 기간도 알림톡을 사용하니 3일 이내로 단축돼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습니다. 해당 업무를 맡은 국장님, 과장님과 담당 직원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해준 덕분에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바일’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여기저기서 저를 찾는 바람에 훨씬 바빠졌지만요.



Q. 앞으로 1:1 상담으로도 활용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필요성은 분명 느끼고 있지만 정부 기관이 대국민과 쌍방향으로 직접 소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 사람이 n명의 국민을 응대하면서 소화할 수 있는 n의 범위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테니까요. 지금만 해도 병무청 상담원들이 ARS는 물론이고 국민신문고, 문자 상담까지 진행하고 있어 업무가 과중하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통한 채팅 상담까지 맡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비교적 단순한 상담은 상담원의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챗봇(chatbot・메신저에서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채팅 로봇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요. 물론 검토 후 진행이 확정되더라도 준비하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숫자 하나, 날짜 하나가 민원인에게 대단히 민감한 사항이니 답변의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할 테니까요. 문자메시지에서 알림톡으로 옮겨온 것처럼, 향후 몇 년 안에는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Q. 그 밖에도 도입 검토 중인 서비스가 있나요? 

최근 검토 중인 것은 온라인 등기 서비스예요. 입영통지서와 훈련통지서를 이메일로 먼저 보내고 수신 확인이 안 되면 등기우편으로 보내고 있는데, 이를 온라인 등기로 대체해보려고 해요. 등기를 카카오톡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수신율도 높아지고 등기 발송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카카오가 이 서비스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또 한 번 성공적인 민원 서비스 개선 사례를 함께 만들어보았으면 해요. 



Q. 의무를 부여하는 행정 기관이 민원인의 만족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맞는 말씀입니다. 군대를 보내는 병무청이 국민들에게는 결코 반가운 존재가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 연속 민원 서비스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이 안에서 일하는 분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색안경을 끼고 병무청을 대하거나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희가 병역의무자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고민하는 이유입니다. 카카오톡 알림톡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병무청의 문턱을 낮추고 병역의무자들이 궁금한 내용을 터놓고 물어볼 수 있는 창구를 뒷받침하기 위함이었고요. 


이렇게 직원들이 모두 합심해서 다른 정부 부처에서 시도하지 않은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대국민 편의성과 만족도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국민과 병무청이 만나는 창구를 구축하는 담당자로서 카카오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리한 서비스 기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병무 행정과 보다 편리한 민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를, 병역의무자에게는 병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병무청이 되고자 합니다.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4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4호 목차


- hello, partners!


◼︎ partners

- 카카오이모티콘 키몽 작가 '아재 개그'의 재탄생
- 병무청과 카카오톡의 특별한 협업 '입영통지서, 카카오톡으로 받아요' (본 글)
- 카카오드라이버 김민섭 작가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 카카오페이지 김영탁 감독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꾼'

- 쉿, 카카오의 비결 파트너께만 알려드려요 'Kakao 클래스'

◼︎ with Kakao

- 모두를 위한 연결 II '난 카카오톡으로 우리 손주랑 얘기해'
- 같이가치 with Kakao '까막눈 할머니, 폰트를 만들다'
- 다가치펀드 '손바느질에 담긴 마음을 아기에게'
-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플친, 맞춤 행정으로 가는 길'

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되는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은 카카오헤어샵 우수매장 200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4호의 전문은 아래에 첨부된 pdf로 받아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