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천상의 목소리,
데이터의 힘을 입다

뉴런뮤직 박진우 대표와의 인터뷰

‘믿고 듣는 고막 남친’ 폴킴은 노래 부르는 영상으로 온라인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 영상 콘텐츠로 차근차근 쌓은 인지도 덕에 데뷔 4년 만에 발표한 정규 1집이 인기 음원 순위에 진입했다. 새로운 음원 강자의 등장이었다. 폴킴의 프로듀서인 박진우 뉴런뮤직 대표는 멜론의 파트너센터가 제공하는 빅데이터로 폴킴의 음악과 영상을 찾아보는 팬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Q. 대표님께서는 음반 제작자이기 전에 뮤지션이죠.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음악을 시작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캐나다로 이민 가서 10년 정도 살았어요.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취미로 음악 작업을 했고요. 그런데 하루 종일 공부만 해도 졸업하기 어려운 전공이라 음악을 할 현실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제대로 도전해보지 않으면 계속 미련이 남을 것 같아서 한국에 돌아가 음반을 내보기로 했어요. 그때 나이가 스물일곱이었으니 정말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죠. 회사 없이 혼자 유통사랑 계약하고, 음반 공장도 직접 섭외해 발표한 곡이 ‘이별후애’예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싸이월드 디지털어워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기획사 러브콜도 많이 받았어요. 


Q. 뉴런뮤직은 2011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회사를 만들게 되었나요?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으니 아티스트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못 하는 점이 너무 힘들었어요. 마침 저랑 친분 있는 작곡가 친구도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고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리끼리 회사를 차려보자 하고 사업자등록을 한 것이 뉴런뮤직의 시작이에요. 저와 뜻이 맞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는 주변 뮤지션 친구들을 영입해서 음반 제작을 시작했죠.


Q. 폴킴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제 앨범에 참여해줄 보컬을 찾는데 목소리 좋은 친구가 있다며 소개받은 게 폴입니다. 2015년 5월 첫 협업으로 ‘너는 듣지 않았으면 해’라는 곡을 발표했죠. 폴은 다른 소속사에서 2014년 1월 데뷔 싱글을 냈는데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저를 만났을 때는 계약이 만료된 상태였어요.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저희 회사와 잘 맞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저는 뮤지션 활동보다는 음반 제작에 본격적으로 집중할 생각으로 아티스트를 찾고 있었는데 때마침 폴을 만난 거죠. 폴킴은 사무실을 망원동으로 옮겨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한 후 정식으로 영입한 뉴런뮤직의 첫 번째 아티스트예요.


Q. 음반 제작자의 촉이 발동한 거네요. 대표님이 보시기에 폴킴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인 친구예요. 중저음의 음색은 물론이고, 가성으로만 노래를 불러도 소리에 힘이 있어서 곡이 탄탄하게 꽉 채워져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도 충분하고요. 직접 작사・작곡한 데모곡을 들려줬는데 가사가 특히 좋더라고요. 뮤지션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로 부를 때 나오는 진심과 에너지가 폴킴의 노래에서 느껴졌어요. 



Q. 폴킴이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커버(Cover)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인지도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폴킴과 함께하기 시작한 2015년 여름 즈음부터 인디 뮤지션이나 소규모 레이블이 자체 제작한 영상을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했어요. 이런 영상이 한번 화제가 되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는 것보다 파급 효과가 크거든요. 방송을 위해 매니지먼트 팀을 꾸리는 것보다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 장비를 빌려서 제 뮤직비디오를 직접 찍었고 선배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광고 촬영까지 의뢰받았어요. 그 노하우를 살려 폴킴의 영상을 제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했어요. 아티스트와 더 긴밀하게 상의하면서 영상을 만들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영상에 담긴 뮤지션의 진정성이었어요. 보는 사람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같이 보자고 권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죠. 단 한 명의 관객을 한강으로 초대해 그 사람만을 위한 콘서트를 하는 모습도 영상으로 담았고, 카페 테라스에서 노래 부르는 영상을 원테이크로 찍어 올리기도 했어요.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 카페 소음까지 담겨서 오히려 색다른 느낌으로 완성됐죠. 이 영상들이 70만,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Q. 주로 어떤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셨나요?

저희가 콘텐츠를 페이스북, 유튜브, 그리고 카카오 M 멜론 등의 플랫폼에 올려요. 멜론에서는 이용자가 아티스트의 영상을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음원을 찾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또 멜론은 파트너센터라는 아티스트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해요. 영상을 본 사람의 연령대, 성별 등의 기초 데이터뿐만 아니라 원래 폴킴을 좋아하던 마니아층인지, 새로 유입된 팬인지까지 파악할 수 있는 분석 자료를 제공해, 저희가 콘텐츠를 기획할 때 많이 참고했어요.


Q. 높은 조회 수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진 것을 확인하신 적 있나요?

폴킴은 인지도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콘텐츠를 통해 일단 이름을 알리는 것이 무형의 수익이라고 생각했어요. 폴킴의 음악을 들어본 분들은 이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니 놀라워하고, 언제 앨범이 나오나며 기다려주시는 경우가 많았죠. 2016년 3월 첫 번째 미니 앨범을 공개했습니다. 이 앨범에 “편지”라는 곡이 있어요. 타이틀곡이 아니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노래가 좋다고 팬들 사이에 소소하게 입소문이 나 있었죠. 콘텐츠를 만들어 제대로 밀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피아니스트 신지호 씨와 함께 어쿠스틱 버전의 ‘편지’ 라이브 영상을 만들었어요. 앨범이 발매되고 3개월쯤 지났을 때 파트너센터에서 확인해보니 스트리밍 횟수가 급증했더라고요. 팬뿐 아니라 평소에 가요를 즐겨 듣는 분들에게도 곡이 알려진 거예요. 

   타이틀곡이 아닌데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의 바이럴 효과 덕분이죠. 파트너센터를 통해 그 효과를 즉각적으로, 또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고요. 그러다 어느 날 카카오 M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미팅을 하게 됐어요. 카카오 M에도 저희 같은 소규모 레이블의 음반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부가 있어서, 저희가 파트너센터를 통해 공개하는 콘텐츠를 유심히 지켜보고 계셨나 봐요. 카카오 M과 뉴런뮤직, 폴킴의 계획, 하고 싶은 음악 등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나눴죠. 함께하면 시너지가 날 것 같다는 판단이 섰고, 폴킴의 정규 앨범을 같이 준비하게 됐어요.


Q. 카카오 M이 투자한 폴킴의 첫 정규 앨범 <Part1 ‘길’>의 타이틀곡이 발매 당일인 지난해 9월 27일 일간 차트 37위를 기록했어요.

그때 데뷔 후 처음으로 음원 차트 TOP 10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앨범이 공개된 당일 멜론TV의 라이브원(Live ONE)에 출연한 덕을 많이 봤어요. 라이브원은 멜론 앱이나 카카오톡과 연동된 카카오TV를 통해 그날 발매된 신곡을 가장 먼저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공연형 콘텐츠예요. 예전에는 가수들이 TV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곡을 알렸다면, 이제는 모바일 콘텐츠로도 TV 출연 못지않은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게 됐어요.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시간대인 오후 11시에 생중계를 시작해서 5만 명이 폴킴의 라이브 무대를 지켜봤어요. 공연이 끝나고 자정에 공개된 실시간 순위에서 전 곡이 인기 차트에 진입했고, 타이틀곡 ‘길’은 실시간 10위까지 기록했습니다.파트너센터를 통해 데이터를 확인하니 폴킴과 ‘팬맺기’가 되어 있지 않은 일반 시청자 유입이 상당하더라고요.



Q. 새로 팬이 유입되면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멜론 파트너센터를 통해 파악한 폴킴의 팬층에 어떤 특징이 있나요?

예전에는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폴킴의 음악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면, 이제는 사람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고민도 해야 한다는 점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럴 때 멜론의 파트너센터가 많은 도움이 돼요. 멜론에서 아티스트와 ‘팬맺기’를 누른 사람이 가장 열성적인 팬층에 속하는데, 폴킴의 경우 20대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래서 콘텐츠에 대한 설명을 쓰고 항상 아내에게 확인을 받아요. 저도 어느덧 30대 후반이다 보니 아무래도 ‘아재’스러운 글을 쓰지 않나 싶어서요. 저희가 파트너센터에 콘텐츠를 올리면 ‘팬맺기’를 한 분들에게 우선 노출되니까 이 숫자를 차근차근 늘려가는 것이 폴킴의 팬층을 확보하는 출발점이 되죠. 

   파트너센터에서는 콘텐츠를 감상한 시청자의 연령, 성별, 친밀도 등의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어요. 뮤직비디오 시청자 가운데 ‘팬맺기’를 한 사람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멜론의 자체 예능 콘텐츠 시청자 중에선 일반 시청자 비중이 60%나 되더라고요. 뮤직비디오보다 시청자의 성별 및 연령대가 다양한 거예요. 이렇게 시청자 특징이 다르면 콘텐츠별로 어떤 매력을 더 어필하는 게 나은지 미리 준비할 수 있으니까 확실히 도움이 되죠.


Q. 카카오 M의 K-POP 뉴미디어 채널 ‘원더케이(1theK)’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정규 1집 타이틀곡 ‘길’이 1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죠. 인디 뮤지션으로서는 이례적인 조회 수라고 들었어요.

원더케이는 해외에서 K-POP을 가장 먼저 만나는 창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큰 브랜드예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TV,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각종 뉴미디어 플랫폼에 원더케이의 이름으로 개설된 채널 누적 구독자 수가 16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해외 팬들의 유입이 많은 유튜브 구독자 수도 1000만 명이 넘어서 국내 뮤지션이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강력한 홍보 수단으로 꼽혀요. 원더케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그 아티스트의 인지도나 인기 지표로 여겨지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 어떤 노래가 인기 순위에 있는지 해외 팬들도 다 알기 때문에, 그 관심이 폴킴의 노래까지 자연스레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해외에서도 폴킴을 알고 응원하고 있다는 댓글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플랫폼의 힘을 새삼 실감하기도 해요. 


Q. 폴킴뿐 아니라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온 인디 아티스트들의 음원이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요. 이런 현상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음원들의 공통점은 온라인에서 영상이 먼저 화제가 되었다는 거예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앨범을 홍보하는 방식이 훨씬 다양해져서 꼭 TV에 출연하지 않아도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어요. 각종 SNS 채널과 영상 플랫폼, 그리고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서도 영상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고요. 뮤지션은 음악만 하기보다는 콘텐츠 창작자로서 이런 플랫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해요. 예전에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제작자의 감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음악계에서도 조금씩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 셈이죠. 


Q.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인디’는 장르라기보다 음악을 만드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주류 음악 시장에서는 가사 잘 쓰는 사람, 곡 잘 쓰는 사람 등 조합을 만들어서 최고의 ‘상품’을 뽑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인디 음악은 그 어원인 ‘인디펜던트(Independent・독립적인)’가 의미하듯, 뮤지션 스스로 얼마나 관여하는지가 중요한 거죠. 요즘은 대형 기획사에서도 소속 가수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게 하잖아요. ‘대형 기획사=메이저, 소규모 레이블=인디’라는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것 같아요. 대중들은 뮤지션이 직접 본인의 언어로 노래했을 때 전해지는 에너지와 진정성을 선호하게 되었고, 회사들도 이런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게 된 것 같아요.


Q. 앞으로 뉴런뮤직이 어떤 회사가 되었으면 하나요?

사장이 없는 회사요. 제 아내가 우스갯소리로 ‘폴킴이 사장 같다’고 할 정도로 저희에게는 아티스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해요. 실제로 영상을 찍을 때도 장소부터 소품 하나까지 폴킴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어요. 회사가 너무 힘없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이 구도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요. 지난 몇 년간 음악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 부족한 것 같았는데 오히려 성공한 경우도 있었어요. 고민 끝에 아티스트가 가진 색깔을 해치지 않고 최대한 발산시키는 것이 승산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죠. 아티스트가 납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음악을 해야 본인도 더 이입할 수 있고, 그 밀도가 대중들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아티스트가 많이 배출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 '고막 남친' 폴킴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5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5호 목차

파트너를 위해 건강한 토양을 만듭니다 / Mason's talk

◼︎ Partners

천상의 목소리, 데이터의 힘을 입다 / 뉴런뮤직 (본 글)
7년간 사랑받은 만 원짜리 팔찌 / 크리스탈샵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 돋보기로 전하다 / 이플루비
<신비소설 무>, 12년의 침묵을 깨다 / 문성실 작가
시를 짓듯, 쌀을 기르다 / 풀풀농장

우리는 모두 AI 어린이입니다 / Kakao스쿨
작가, 영감(靈感)을 공유하다 / 브런치북

◼︎ with Kakao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를 / 링키지랩
같이툰, 웹툰에 가치를 더하다 / 같이가치 with Kakao
마음 듬뿍, '선물하기' / 카카오 선물하기

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되는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은 카카오헤어샵 우수매장 200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5호의 전문은 아래에 첨부된 pdf로 받아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입영통지서, 카카오톡으로 받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