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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호흡하고 같이 비상하다

Interview with 카카오페이지 CP 브리드


'브리드'는 2015년 8월 문상철 대표가 창업한 웹소설 전문 콘텐츠 매니지먼트사로 실력 있는 신인 작가 발굴에 주력한다. ‘NEW EPISODE(판타지・무협)’ ‘A LIST(로맨스)’라는 장르 소설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 웹소설 ‘코드네임 플라스틱’을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지의 메인 콘텐츠 제공사(contents provider, CP)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브리드. 개업 2년 만에 월 매출 3억원을 돌파하며, 웹소설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하고 있다. 문상철 대표가 지금의 브리드를 있게 한 성공 비결을 이야기한다. 


Q. 원래부터 장르 소설을 좋아하셨나요?

어렸을 때 시골에 살아서 동네에 만화방 말고는 갈 곳이 없었어요. 그때부터 무협 소설을 읽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인터넷 커뮤니티가 막 생기기 시작한 대학생 때는 제가 쓴 소설을 연재한 적도 있어요. 비록 세 자리 조회수였지만요. 한마디로 저는 장르 소설 애호가였죠. 한창 회사 생활을 하던 2005년 즈음부터 몇몇 장르 소설 작가들과 직접적인 친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Q.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처음에는 천리안 같은 PC 통신사에 만화 관련 기사를 제공하는 일을 했어요. 기자처럼 만화 리뷰 기사도 쓰고 코스튬 행사 취재도 나가고요. 그 이후로는 게임, 모바일 관련 회사들도 다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IT에 확 질리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스마트폰이 아니라 PDA를 들고 다닐 때였으니 지금처럼 다이내믹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벤트 기획사를 차렸습니다. 그때가 2000년대 초중반이었는데,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화려한 파티 같은 행사를 많이 열었어요. 재미있었죠. 돈도 꽤 벌었어요. 그런데 2009년에 세계 경제 한파가 오면서 고객들에게 돈을 쓰던 기업들이 예산을 대거 삭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기업을 상대로 한 이벤트 회사로 전향했어요.



Q. 지금 하시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13년 초까지 3~4년 동안은 장르 소설이 산소호흡기만 달고 하루하루 연명하던 침체기였어요. 불법 복제도 많았고 도서대여점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면서 작가들의 생계가 어려워졌죠. 그 무렵 웹을 기반으로 한 소설 플랫폼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고요.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작가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그때 작가들이 제일 힘들어했던 일이 ‘네이버’와 ‘리디’ 같은 IT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이나 마케팅이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콘텐츠 매니지먼트를 전문적으로 해보라는 제안이 온 거예요. IT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을 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Q. 카카오페이지와 손잡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3년 봄, 카카오페이지가 출시되기 전에 웹소설 플랫폼으로는 ‘교보문고’ ‘리디북스’ ‘네이버북스’ 등이 있었어요. 기존 플랫폼들의 공통점은 서비스 명칭에 ‘책’이 들어간다는 것이었어요. 이들은 온라인 서점 느낌이 강했죠. 그에 비해 카카오페이지는 약간 별종이라고 해야 하나, 굳이 비유하자면 ‘소셜커머스’ 같았어요. 몇 개의 작품을 엄선해서 독자들에게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거든요. 그 후광을 입은 몇 작품에 매출이 집중되면서 스타 작품이 만들어졌어요. 카카오페이지는 그때부터 플랫폼의 방향성을 잡고 꾸준히 밀고 나갔죠. 카카오페이지의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파트너사가 몇 군데 있었어요. 제가 속해 있던 회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조언도 많이 받았고 함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었죠. 그러다 2014년부터 카카오페이지의 매출이 급성장 했고, 덕분에 예상보다 큰 수입을 올리는 작가들도 생겨났어요.



Q. 장르 소설이 ‘웹소설’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인가요?

그렇죠. 처음 웹소설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은 ‘네이버’예요. 그보다 앞서 ‘북큐브’라는 곳이 처음으로 연재 작품을 회당 100원에 제공하는 유료 모델을 만들었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웹소설 독자는 대다수가 마니아층이었고 대중적으로 보편화 되진 않았어요. 지금과 같은 형태의 구매 모델이 대중화된 데에는 카카오페이지의 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웹소설’이라는 이름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에요. 분량이 짧은 100원짜리 콘텐츠가 성공하니 다른 플랫폼들도 판매 방식을 개편하고 웹소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이전에는 독자들이 비싼 가격 때문에 신중하게 책을 골랐는데, 카카오페이지 이후로는 1화부터 완결까지 100원 단위로 나누어 판매하니까 부담없이 읽어 보고 웹소설을 선택할 수 있게 바뀌었어요.



Q. 따로 회사를 차려 독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제 회사를 차릴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보다는 제 생활이 없어질 만큼 일이 너무 많았던 것이 문제였죠. 그만큼 시장이 호황이었거든요. 대여점 시절에는 책이 나오면 끝이었는데, 이제는 독자들이 댓글을 다니까 재미없다는 코멘트부터 오타 지적까지 반응이 즉각적이었어요. 한 작품을 서비스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몇 배로 늘어난 거죠. 그런데 막상 이 일을 그만두려고 보니 그동안 다 같이 열심히 일해서 시장을 이만큼 키워온 것이 아쉽고 아깝더라고요. 그러다 개인적으로 친한 작가들의 소개를 받아 ‘코드네임 플라스틱’이라는 작품을 카카오페이지에 출시하게 되었어요. 엄청난 히트작은 아니었지만 투입한 노력 대비 매출이 꽤 잘 나왔어요. 그 이후 계속 추천과 소개를 받아 계약 작가가 점점 늘어났고, 2016년 4월에는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했어요. 그해 여름 ‘비서실격’ ‘랭커의 귀환’이 카카오페이지에서 크게 히트하며 회사가 점점 자리를 잡아갔죠. 처음에 3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14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가요?

작가가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매니지먼트를 하고 싶어요. 꼭 인기 작가가 아니더라도 독자가 읽었을 때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와는 작품이 완결된 후에도 꾸준히 소통했으면 해요. 장르 소설이 디지털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작가들도 좀 더 관리를 잘 받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됐어요. 그런데 작가에게 분신이나 다름없는 작품들이 어느 플랫폼에서 얼마나 팔리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정산이 투명하게 되고 있는지 불안해 하는 작가도 많아요. 작가와 매니지먼트사가 파트너로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롱런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Q. 카카오페이지는 브리드에게 어떤 파트너사인가요?

카카오페이지는 저희와 같은 CP를 단순히 거래처로만 대하지 않아요.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좋은 작품을 출시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카카오페이지는 초창기부터 이러한 파트너십을 꾸준히 키워온 덕분에 후발주자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생각해요. 또 구매력 있는 독자들이 많은 것도 장점이에요. 카카오페이지는 처음부터 유료 시장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콘텐츠에 가격을

지불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덜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독자들도 많고요. 악플이 적다는 점도 강점이지요. 무엇보다 카카오페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MD(Merchandise, 기획상품)의 추천이 활성화되어 있고, 독자들이 그걸 신뢰한다는 점이죠. 무료 연재에서 유료 구매로 이어진 독자 수를 일컫는 ‘유료 전환율’ 등 독자로부터 나오는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 같아요. 그럼 MD의 취향이나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회사 규모나 작가의 명성과는 상관없이 의미 있는 독자 데이터를 도출한 작품에 기회를 줬고, 그것이 곧 큰 매출로 이어졌어요. CP, 작가, 카카오페이지 모두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낳은 거죠. 물론 독자 데이터가 좋지 않더라도 작품 자체가 좋으면 기회를 주기도 해요. 실패하더라도 그만큼 경험치가 쌓이는 거죠. 예전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작가와 작품 수가 확보되어야 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 카카오페이지가 하나의 히트작만으로도 의미있는 매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래서 박봉에 고생하던 기획자들이 친분 있는 작가 몇 명과 함께 작은 규모의 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Q. 작은 매니지먼트 회사가 많이 생기는 게 웹소설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요? 포화상태가 되면 성장이 더뎌질 텐데요.

비슷한 사례로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꼽을 수 있겠네요. 처음 앱 개발 붐이 불 때 제2의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며 크고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 엄청 생겼다가 지금은 약간 주춤한 상태예요. 그런데 앱 시장은 망하거나 도태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도화되었잖아요. 이렇게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사업체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뜨겁게 경쟁하는 시절을 거쳐야 해요. 웹소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지가 그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 검증되지 않은 신인 작가와 일하면 위험부담이 따르는데, 소속 작가 중 신인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저희를 통해 데뷔한 작가가 18명, 한두 작품 발표 후에 합류한 신진 작가가 13명입니다. 전체 계약 작가 중에서 65% 정도 차지해요.기성 작가들은 이미 여러 편을 함께해온 회사가 있고, 특히 인기 작가는 차기작, 차차기작까지 계약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신인 작가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인이어도 작품만 재미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지 같은 플랫폼이 생겨났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인기 작가의 팬덤에 확실히 큰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검토하고 경험할 경로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작가 이름만 보고 작품을 고를 이유가 없거든요. 카카오페이지에서 데뷔작으로 엄청나게 히트 친 작가들도 상당히 많아요.


Q. 2014년 10월, 카카오페이지가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매출 향상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웹툰의 유료 미리보기 같은 서비스를 예상했는데 전혀 다른 방식의 서비스가 등장해서 획기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기다무’는 쉽게 말하면 유료 콘텐츠 중 한 회분을 공짜로 볼 수 있는 이용권이에요. 이 이용권은 사용을 해야 한 장이 또 생겨요. 독자는 다음 유료 연재를 보기 위해 이용권이 새로 생길 때마다 카카오페이지에 접속하게 돼요. 그러다가 도저히 기다릴 수 없는 결정적인 장면을 맞닥뜨리는 순간이 오면 결제를 하게 되는거죠. 한번 결제하면 다시 기다릴 수가 없어요. 연재형 플랫폼은 앱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한데, 그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셈이죠. 접속할 때마다 메인 페이지에 새로 업데이트된 작품이 독자의 눈에 들어오면서 콘텐츠 노출 효과도 노릴 수 있고요. ‘기다무’ 서비스 이후 오래전 출시된 작품들을 다시 찾아 읽는 독자들이 생긴 것도 반가운 일이에요.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웹소설 매출은 런칭 시점에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빠르게 떨어져요. 그런데 ‘기다무’ 서비스 이후 콘텐츠 매출의 하락폭이 완만해지면서 작품들의 생명력이 길어지게 되었죠. 이런 효과 덕분에 카카오페이지가 저희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Q. 작가들의 원고를 평가하는 브리드만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담당 프로듀서가 한번 맡은 작품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저희 원칙입니다. 우선 담당자가 재미를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재미없는 작품을 완결까지 책임지는 건 고문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상업적 가치나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 저는 믿고 맡기는 편이에요. 두 번째 기준은 작가와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경험보다는 글을 대하는 태도나 자신의 창작활동에 대한 진정성, 열의를 더 들여다보려고 해요. 어떤 프로듀서는 경험이 거의 전무한 신인 작가와 함께 요즘 트렌드나 유행하는 콘텐츠들을 공부하며 작품을 함께 기획하기도 해요.



Q. ‘브리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자니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작가들과 함께 호흡하고 상생한다는 의미로 회사 이름을 ‘브리드(br eathe: 호흡하다)’라고 지었습니다. 저희 작가들은 사업상 계약 관계지만 사석에서 술 한잔 나누는 소중한 친구들이기도 해요. 파트너이자 친구로서 오래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습니다.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1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1호 목차

- hello, partenrs!


◼︎ partners

- 카카오헤어샵 스위트 벙커 ‘위치의 금기를 깨다' 
- 스토리펀딩 박상규 기자 ‘좋은 기사만 쓰면 된다는 확신' 
- 카카오페이지 브리드 ‘함께 호흡하고 같이 비상하다'(본 글)
- 메이커스 코튼샤워‘베개위에 펼쳐진 가장의 인생 2막' 
- 다음웹툰 여은작가 '대새녀, 넌 어느 별에서 왔니' 

- 파트너의, 파트너에 의한, 파트너를 위한 : 2017 Kakao Most Valuable Partners Day
- 새로운 시장의 탄생, 이모티콘


◼︎ with Kakao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10년의 발자취 : 같이가치
- 다음 세상을 위한 디지털 교육 :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
- 카카오 스페이스로 초대합니다

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되는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은 카카오헤어샵 우수매장 200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1호의 전문은 아래에 첨부된 pdf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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