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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새녀’ 넌 어느 별에서 왔니

Interview with 다음웹툰 여은작가


화장을 글이 아닌 영상으로 배우는 시대, 웹툰이 새로운 뷰티 멘토로 주목받고 있다. 화장법을 기초부터 알려주며 메이크업 초보자들 사이에서 필독 콘텐츠로 손꼽히는 다음웹툰 ‘대새녀(대학교 새내기 여자)’가 그 주인공이다. '대새녀'를 탄생시킨 여은 작가(본명 정여은)는 ‘대새녀’가 데뷔작인 신인이지만, 메이크업 노하우를 전하는 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공을 단단히 쌓아왔다. 다음웹툰 ‘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로 정식 데뷔. 일본 도쿄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고 메이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뷰티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조금씩 알리고 있는 중이다. 



◼︎ 여은 작가의 뷰티 웹툰 '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makeup


‘대새녀(대학교 새내기 여자)의 메이크업 이야기(이하 대새녀)’는 좋아하는 선배로부터 화장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주인공 ‘경아’가 의문의 인형 ‘마리나’를 만나 화장법을 하나씩 배워가는 이야기다. 




요즘 20대가 가장 궁금해하는 화장법을 그 어떤 잡지나 동영상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마리나’는 메이크업 초보자들에게 그야말로 로망과 같은 존재다. 인형이 화장법을 가르쳐준다는 판타지 같은 설정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대새녀’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작가가 주인공 경아의 캐릭터에 세심한 공을 들인 덕분이다. 


“메이크업에 관심 많은 평범한 20대 초반의 대학생으로 묘사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독자들이 감정이입을 하고 자기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작가의 설명처럼 경아는 이제 막 멋을 부리기 시작한 평범한 스무 살 여대생의 모습을 대변한다. 경아가 입는 옷과 헤어스타일은 모두 실제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참고했고, 메이크업 역시 실제로 화장을 통해 예뻐질 수 있는 적정선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 특히 순정 만화 특성상 그림체가 이미 예쁘게 완성된 캐릭터들이라 메이크업을 하면 원래보다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어서 그 밸런스를 조절하기 위해 수차례 수정을 거듭했다고 한다. 매주 ‘대새녀’를 만나는 독자들이 경아가 점점 예뻐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화장으로 예뻐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되는 이유다. 



짝사랑하던 선배 ‘이현’과의 풋풋한 로맨스 역시 ‘대새녀’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 경험이 없는 여은 작가는 주변 친구들의 경험담을 통해 전공 수업이나 조별 과제, 동아리 활동 등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구성했다. 본의 아니게 경아의 화장법에 경각심을 일으킨 이현의 알 듯 말 듯한 속마음이 드러날 때마다 독자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특히 주인공들의 키스신이 등장한 회차에서는 미리보기(독자가 200원을 결제하면 앞으로의 연재분을 미리 볼 수 있는 서비스 수익이 큰 폭으로 올랐을 정도라고 한다. 


댓글을 꼼꼼히 읽는다는 여은 작가는 작업할 때도 독자들의 반응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특히 댓글을 다는 독자 중에 초등학생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그래서 독자들의 연령대를 고려해 스토리나 주인공들의 감정선은 복잡하지 않게 짜고, 이제 막 메이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초 테크닉 위주로 구성했다. 



“기획 단계에서는 제목처럼 화장을 이제 막 시작하는 대학교 새내기를 주 독자층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과 동경이 큰 10대들이 제 작품을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대새녀’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사인회를 했을 때도 초등학생, 중학생 독자들이 굉장히 많이 와주셨어요.” 


‘대새녀’가 단행본으로 출간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메이크업 초보들도 이해하기 쉬운 친절하고도 자세한 설명 덕분이다. 여은 작가 역시 메이크업의 질감이나 광택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까다로웠다고 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등장해 직접 시연하는 영상 콘텐츠와는 달리, 일러스트는 사람의 실제 피부도 아니고 조명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아이섀도나 도톰하게 볼륨이 살아난 립 메이크업, 시간이 지나 칙칙해진 베이스 메이크업 등 자세히 묘사하자면 끝도 없는 메이크업 과정을 웹툰이라는 장르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뷰티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도전한 작가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은 작가는 불과 3년 전까지 웹툰 작가가 아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를 꿈꾸던 미술학도였다. 2009년부터 6년간 일본 도쿄(東京)의 다마(多摩) 미술대학교 디자인과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뷰티 일러스트레이션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메이크업과 자신의 전공인 일러스트를 접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참고할 논문도, 조언을 구할 선배도 없는 상황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했다. 


웹툰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석사 과정은 학부 때보다 수업이 적어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그 틈을 활용해 본인이 운영하던 뷰티 블로그에 취미 삼아 그린 일러스트를 올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낙서처럼 간단하게 끄적거린 2등신 캐릭터들이었는데 메이크업 정보 포스팅보다 반응이 괜찮더라고요. 아마 여태껏 본 적 없는 형식의 뷰티 콘텐츠여서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스토리를 보강해 웹툰 형식으로 네이버 베스트 도전과 다음웹툰 리그에 연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휴식차 한국에 머물던 2015년 여름 다음웹툰으로부터 정식 연재 제안을 받았다. 


“타이밍이 정말 신기했어요. 원래는 박사 과정까지 쭉 밟을 예정이었는데 마침 한국에 있을 때 이런 연락을 받았으니까 요. 제가 웹툰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여태까지 해온 공부와 접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결코 흔하지 않은 기회이니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죠.” 



정식 연재 제안부터 지금까지 2년 넘는 시간을 함께해온 다음웹툰 박계현 PD와의 관계는 어떨까. 마감 스트레스는 없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제가 시간을 못 지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라 마감을 독촉하신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작업 외적으로 제가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많이 챙겨주세요.” 


원하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여은 작가는 특히 웹툰 판권 판매나 계약은 담당 PD와 다음웹툰 사업팀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는다.


메이크업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대새녀’의 높은 인기에 일찌감치 국내 굴지의 투자배급사와 드라마 제작 판권 계약을 맺었다. 드라마는 빠르면 2018년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뷰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대새녀’까지 이어져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영상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중저가 메이크업 브랜드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을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소개하는 PPL을 진행하기도 했다. 


“계약서 작성이나 협의에 간혹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어요. 매주 연재분을 마감하면서 PPL 소재까지 작업하면 일정에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이런 일들을 PD님이 조율해주시니 제 입장에서는 다른 고민 없이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하죠.” 


매주 마감을 하는 웹툰 작가의 스케줄은 일주일 단위로 바쁘게 돌아간다. 여은 작가는 어떤 메이크업을 어느 에피소드에서 다룰지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미리 세운 후, 세부적인 스토리와 콘티를 짜는 데 하루, 펜 터치에 3~4일, 채색에 1~2일을 보낸다. 대사를 넣는 등의 후반 작업에는 하루 정도 소요된다. 메이크업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메이크업 전공 교수로부터 감수를 받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홀로 작업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외로움이 가장 힘들다. 


“연재를 시작한 지 1년쯤 되었을 때 외로움이 가장 심했어요. 어느 날은 하염없이 눈물이 나온 적도 있을 정도로요. 그때 지금 키우는 고양이 엘사를 만났어요. 작업하고 있으면 책상 위로 조용히 올라와서 제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해요.” 


천안에 살고 있어서 동료 웹툰 작가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나마 다음웹툰에서 마련한 작가들을 위한 행사를 통해 종종 기분 전환을 한다고 한다. 2016년 12월 다음웹툰이 주최한 작가 파티에서 평소 좋아하던 천계영 작가를 만난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야기를 나누던 카페에서 자리를 옮겨 여은 작가의 집을 방문했다. 수줍음 많은 고양이 엘사가 반겨주었고, 작업대 위에서 여은 작가가 실제로 사용하는 화장품들을 볼 수 있었다.



독자들이 ‘대새녀’ 메이크업을 따라 할 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격대에 상관없이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한다. 중저가 색조 제품부터 대체 불가한 컬러나 질감을 자랑하는 고가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그리고 여은 작가가 유학 시절부터 눈여겨본 일본 브랜드까지 화장대 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들이 가득했다. 작품 속에서는 특정 브랜드 제품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주의하지만, 평소 자신의 화장대를 참고해서 그리는 경우가 많아 눈썰미 좋은 독자라면 어떤 브랜드의 무슨 제품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2017년 12월 현재 100화가 넘도록 연재 중인 ‘대새녀’는 이제 곧 완결을 맞이한다. 여은 작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일단 차기작을 통해 ‘대새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좀 더 디테일한 메이크업 테크닉을 다루어볼 계획이다. 주인공도 대학교 새내기에서 직장인으로 연령대를 높이고, 피부 표현이나 아이라인의 눈꼬리같이 디테일한 기술만으로 느낌이 달라지는 다양한 화장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대새녀’가 메이크업 초보를 위한 개론이었다면, 차기작은 심화 수업인 셈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화장품 브랜드의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서 제품을 출시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새녀’를 연재하며 독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많은 공부가 된 만큼,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층의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일본 유학 시절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직업을 바꿀까 고민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여은 작가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리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남들과 공유하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끼며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든다. 


2014년에는 자신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담은 책을 집필했고,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전공 분야와 접목하기도 했으며, 이제는 웹툰 작가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생겼다. 메이크업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가는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처음부터 웹툰 작가를 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제 고민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웹툰을 연재하면서 감사하게도 저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렸어요. 앞으로도 메이크업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분야가 더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저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1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1호 목차

- hello, 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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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헤어샵 스위트 벙커 ‘위치의 금기를 깨다' 
- 스토리펀딩 박상규 기자 ‘좋은 기사만 쓰면 된다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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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커스 코튼샤워‘베개위에 펼쳐진 가장의 인생 2막' 
- 다음웹툰 여은작가 '대새녀, 넌 어느 별에서 왔니'(본 글)

- 파트너의, 파트너에 의한, 파트너를 위한 : 2017 Kakao Most Valuable Partners Day
- 새로운 시장의 탄생, 이모티콘


◼︎ with 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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