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호주 간 자식이 돌아오지 않아요

그래도 니가 행복하다면 나는 너를 응원한다.

피라미드의 맨 아래 칸에서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면서도 한국의 젊은이들이 호주 생활을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한국에서 최소 대학까지 진학했을 고학력의 그들이 호주에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워홀러들과 이야기 해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바로 '자유'다. 젊은 청춘들은 부모와 사회의 '기대'로부터 자유롭게 해방되고 싶은 것이다.  


처음엔 그들도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찾아 이 땅에 왔을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나 성적문제로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갈 수는 없는 사람도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가장 값싸게 1년간의 외국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인이 제일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영어권 국가 중 하나가 호주이며, 시차도 없고, 날씨 또한 온화하다. 대한민국 만 30세 이하의 젊은이라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력서에 한줄의 소개를 더 넣기 위해, 또는 영어실력이나 해외 경험을 쌓기 위해 호주에 왔지만 막상 지내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는 곳이 바로 호주다. 청소 일을 해도, 식당 일을 해도 한국의 왠만한 직장인 초봉 혹은 그 이상 벌 수 있고, 일이 끝나면 스트레스 없이 여가생활이 가능하다. 그것보다 많은 기대를 하는 부모나 사회의 시선도 없으니 심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만큼 벌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쓸 수 있다. 심리적 압박이 없으니 육체적으로 더 힘든 일을 하더라도 스스로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호주를 경험하고 난 뒤 아예 눌러 살고 싶어 한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결국 호주나 캐나다 등 외국에 살고 싶어 이민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았다. 경제적인 능력만으로 차별하지 않으며, 열심히 하면 또 그만큼의 기회가 주어졌던, 그러면서도 자유로웠던 호주에서의 좋은 기억때문이다.  




자유로움이 사람을 나태하게 만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호주에 거주한 기간과 그들의 언어 실력이 비례하여 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언어는 외국생활 초반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드라마틱하게 늘지 않는다. 외국 생활 처음 1~2년이 언어실력을 좌우하고 그 언어실력이 외국 생활의 질을 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그들은 스스로 선택한 삶을 책임지며 살고 있다. 남들이 볼 때는 지지리 궁상이고 사서 고생한다고 할지 몰라도, 나는 행복을 찾아 떠나는 워홀러들을 응원하고 싶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열심히 하면 삶이 동화책처럼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그들이 원하는 걸 다 이루어 원하는 직업을 갖고, 원하는 집과 자동차를 가져도 행복이 그렇게 단순하게 찾아오는게 아니라는걸 어른들은 이미 알고 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은 아이들도 똑같이 걷게 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호주에 사는 젊은이들은 행복하다. 자신이 선택하고 그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거다. 그들에게 자유는 부모의 기대로부터의 해방이다. 어쩌면 호주에 온 뒤에야 스스로 돈을 벌고 결정하고 책임을 지면서 부모 밑에서 하는 어른 '놀이'가 아닌 진정한 어른 '체험'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전 07화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계급은 있다.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호주 간 자식이 돌아오지 않아요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