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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제여행자 Jul 27. 2016

세 번째, 간사이

2화.  야경이 아름다운, 여기는 고베입니다.

1. 여행의 시작은 음식과 함께


숙소에서 나와 간 곳은 난바 빅카메라 앞에 있는 모토무라 규카츠 식당이었다. 각종 블로그를 통해 본 규카츠의 자태는 아름다웠다. 가장 먼저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기 때문에 모토무라 규카츠로 향했다. 2시가 넘은 시간이라 기다린다고 해도 금방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뒷골목이어서 바람도 많이 불고 해도 비치지 않아 너무나도 추웠지만 규카츠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기다렸다. 많은 시간을 기다린 뒤에, 규카츠를 먹을 수 있었다.



역시나 생각만큼 아니,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겉에만 튀겨진 규카츠를 화로 위에 구워 먹는 것이 너무나도 맛있었다. 한입 베어 물고, 간사이에 다시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다닥, 쓱싹쓱싹 먹어 치웠다.


배는 채웠지만 추운 건 어쩔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숙소로 돌아가 옷을 챙겨 입고 다시 길을 나섰다.



2. 처음 가보는 곳, 고베


'오늘은 당신의 날입니다.' 여행자가 좋아할만한 글귀 아닌가.

간사이는 세 번째지만, 고베를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보통 간사이를 5일 정도 여행한다고 하면, 교토에서 하루, 나라에서 하루, 오사카에서 이틀 정도를 구경하곤 한다. 고베는 왠지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고베를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간사이 여행이 세 번째라는 점과 연결된다. 세 번 정도 여행을 왔으니, 매번 똑같은 코스로 여행하기보다는 하루, 이틀 정도는 새로운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사이 지방에 여러 도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고베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도착한 날,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다는 점과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끌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베로 향했다.


예정보다 늦게 고베로 출발했다. 생각보다 점심 줄은 길었고, 오사카의 겨울은 생각보다 싸늘했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숙소에 돌아가 옷을 다시 갖춰 입은 후 고베로 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래의 목적이 고베의 야경을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정이 틀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베의 상징 고베타워가 중심이 된 야경.

고베에서 하버랜드까지는 정처 없이 걸었다. 원래는 옛 거류지, 모토마치도리 상점가 등을 거쳐 하버랜드로 가는 것이었지만 그냥 발길 가는 대로 걸었다. 때로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베타워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2016년을 기념하는 예쁜 인형들도 발견하고, 원래 가고자 하는 모토마치도리 상점가를 구경하기도 했다. 가기 전부터 꼭 뽑아오리라고 다짐했던 네코아츠메 인형을 발견했을 때, '발길 가는 대로'가 주는 재미도 알게 되었다.


고베 타워와 관람차가 있는 하버랜드의 야경은 듣던 대로 좋았다. 오사카와는 달리 사람이 없는 한적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고베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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