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동행이 오는 날이다. 오기 전까지 여유가 있다. 일찍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한다. 오늘은 어제 마저 못한 걸 해봐야겠다.
동선을 열심히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돈키호테->유니클로->숙소->공항. 돈키호테에 가서 마유크림, 두유스킨/로션, 폼클렌징을 샀다. 이른 아침인데도 돈키호테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대부분 한국사람 아니면 중국사람들이다. 다들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것에 비하면 내가 산건 너무나 단출해 보인다. 다들 면세 최소 구간을 넘어 면세를 받는 것 같다. 면세받는 줄도 장난 아니게 길다.
다시 하카타로 돌아와 유니클로에 갔다. 이번 여행 중 꼭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현지에 가서 옷을 사서 여행할 때 입고 다니는 것이었다. 그 나라의 스타일대로 입고 다니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한국에서 올 때, 옷은 적게 챙겨 왔다. 그래야 어디든 들어가 꼭 살 것 같았으니까. 비록 한국에도 있는 유니클로지만 그래도 한국과는 또 다른 일본 유니클로의 스타일이 있다. 전체적으로 딱 맞고 사이즈가 작고, 짧게 나오는 느낌이다.
숙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동행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그것도 외국의 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처음 하는 게 정말 많은 여행이다. 기다림 끝에 동행을 만났다. 먼 타지에서 만나는 느낌은 색다르다. 하루 먼저 왔을 뿐인데 오래된 것 마냥 이것저것 알려준다. 후쿠오카 방문 선배 노릇이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천천히 걸어 점심 먹을 식당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그 유명한 캐널시티도 보고 나카 강도 구경했다. 지도를 보며 열심히 찾아간 집은 우동집이다. 카레우동과 즈보라 우동으로 유명한 하키타 아카초코베. 카레우동은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다. 처음에는 나온 대로 먹고, 조금 지나서는 후레이크 비슷한 것을 넣어 먹고, 마지막에는 국물을 넣어 먹는데 각각 다른 음식을 먹는 것 같은 맛이 난다. 즈보라 우동은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우동이다. 모밀국수 먹듯, 장에 넣어 찍어 먹는 우동인데 그 장에는 낫또가 들어가 있다. 처음에는 신기하게도 낫또 맛이 안 나다가 점점 낫또 맛이 강해진다. 맥주와 함께 건배하며, 배부르게 먹었다. 배도 부르고 이제는 돌아다닐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