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후쿠오카 타워, 모모치 해변, 저녁식사
디즈니스토어에서 나오니 해가 쨍쨍하다.
이번 여행 중 처음으로 해가 쨍쨍한 하카타역을 볼 수 있었다. 일정을 바꾸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서둘러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후쿠오카 타워행 버스에 탔다. 이번에는 잊지 않고 정리권을 뽑았다.
후쿠오카 버스는 신호 대기 중 혹은 정류장 대기 때에도 시동을 끈다. 그래서 그 타이밍엔 버스가 완전히 고요해진다. 대부분의 버스가 다 그러는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버스에서 소곤소곤 이야기하다가도 시동이 꺼지는 순간에는 적막만 가득해진다. 한국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30여분을 버스타고 가는 동안 햇빛이 점점 사라져 갔다. 후쿠오카 타워에서 내리는 순간, 구름 가득한 날씨로 변해있었다. 버스에서 내릴 때도 실수를 했다. 지폐만 있었기에 지폐를 내밀었더니 기사 아저씨가 기계에 돈을 넣으라고 일러줬다. 나는 당연히 그 기계에 넣으면 버스 요금이 지불되고, 거스름돈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나오는 동전을 잘 추스리고 내리려 했다. 그러자 기사 아저씨가 다급하게 부른다. 알고보니 그 기계는 동전 교환기였다. 요금은 따로 내야되는 것이었다. 금액을 맞춰 내고 나서야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안개와 구름이 가득한 후쿠오카 타워 위로 올라가도 안개, 구름만 볼 것 같아 올라가지 않고 모모치 해변을 구경했다. 모모치 해변에는 닭꼬치와 맥주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선배드도 한쪽에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윤식당'이 생각났다. 닭꼬치와 맥주를 시켜 바다를 바라보며 먹었다. 이런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바다 구경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어가는 길, 벚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오래 걷는 길이었지만 벚꽃 보며 걸어가고, 사진 찍고 하느라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와' 소리 절로 나오는 세이난 가쿠인 대학교 도서고나도 보고, 돈키호테에서 마저 쇼핑을 다하고 하카타 역으로 가서 모츠나베 식당으로 향했다.
큐슈에서 유명한 먹거리 중 하나가 바로 모츠나베다. 우리 식으로 하면 곱창전골이다. 블로그를 찾아찾아 위치와 맛을 동시에 만족해줄 것 같은 하카타 데이토스 1층 오오미야로 향했다. 역시나 줄 서서 기다리는 맛집이었다. 이번 여행 중 처음으로 줄 서서 먹는 곳이었다. 동행이 기다리는 동안 나는 쇼핑한 것들을 숙소에 놓고 다시 나왔다. 다시 돌아온 후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모츠나베 된장맛 2인분과 짬뽕면, 말고기 육회 그리고 하이볼 두 잔을 시켰다. 말고기 육회는 소, 돼지와는 또 다른 맛있는 맛이었다. 씹는 식감이 있는 그런 육회였다.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기다림 끝에 나온 모츠나베는 기대한만큼은 아니지만 맛은 있었다. 술과 함께 해야할 것 같은 맛이었다. 마지막에 넣어 먹은 짬뽕면은 정말 맛있었다. 저녁식사를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고,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날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