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이 천천히 떨어지기도 하나?
자려고 누웠다가 글 하나를 보고 오늘이 유성우가 쏟아진다던 날이라는 걸 기억했다. 허둥지둥 잠옷 위에 롱패딩을 걸치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몇 시간 전까지 비와 눈이 와서인지 하늘엔 잔뜩 구름이 끼어있었다. 희망을 놓지 않고 쌍둥이자리의 위치를 찾아 구름 틈새로 보이는 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봤다.
슬슬 뒷목이 아파올 때쯤 은은하게 빛나면서 움직이는 점 하나를 봤다. 생각한 것보다 느린 속도에 비행기인가 별똥별인가 긴가민가하다가 그냥 별똥별이라고 믿기로 했다. 반짝이는 점이 사라진 하늘에 대고 조용히 소리 내서 소원 하나를 빌었다.
왠지 아쉬워서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또 한참 하늘을 쳐다보는데 아까와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 반짝이는 점을 또 하나 포착. 이번에는 다짜고짜 별이라고 믿으며 아까의 소원을 한 번 더 소리 내서 말했다. 아직 하늘에서 떨어지는 중일 때.
소원도 말하고 별도 하늘에서 사라졌는데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내려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그만 내려가라는 듯이 하늘이 금세 구름으로 메워졌다. 이번에는 틈 하나 없이. 그래도 발길이 안 떨어져서 구름 뒤에서 떨어지고 있을 유성우들을 잠깐 상상했다. 몇 분쯤 그러고 있다가 영 가망이 없어 보여서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왔다.
그 반짝이며 움직이던 것들이 별똥별이었는지, 그렇다면 별똥별이 내 소원을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소원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지금 내가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