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힘이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하는 사람의 의지가 담기기 때문이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진심이 담긴 말은 상대방을 움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의지를 담아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업무 협의를 하거나 민원 상담을 할 때마다 나는 말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대개 일의 방향은 말하는 대로 흘러간다. 그렇기에 옳은 말을 해야 하며, 긍정의 의지를 담아 말해야 한다.
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6공구에서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할 일이 많았다. 매번 방문 목적을 미리 알리고 회의에 참석했다. 한번은 회의가 끝난 뒤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다.
“박 주사님은 방문 전에 항상 목적을 알려 주시는데요. 나름대로 준비해서 막상 협의해 보면 결국 박 주사님 그 목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구요.”
나는 단순히 말장난을 하지 않았다. 주제에 맞게 진심을 담아 설득할 뿐이었다. 협상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고려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논리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하는 말이다. 몇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오가는 협상에서는 특히 그렇다. 방문 목적을 미리 알려 주었음에도 협상 과정에서 상대가 반박하지 못하고 수긍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논리가 타당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이 부딪힐 때 이기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옳으면 된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 그만이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말의 순서와 표현 방식이다. 협상에서는 내가 들어줘야 하는 부분과 내가 요청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공무원으로서 법과 원칙을 따를 때는 여지가 적지만 주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때는 다르다. 특히 요청을 할 때 긍정적인 말과 적절한 표현이 필요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이 중요했다. 팀장과 논의할 때, 전임 팀장은 ‘그런 방법이 있었냐’며 추진해 보라고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후임 팀장은 ‘그걸 해 주겠냐’며 의심부터 했다. 결과적으로 전임 팀장이 추진한 협상은 6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후임 팀장이 추진한 협상은 연이어 실패했다. 문제는 태도와 표현 방식이었다. 요청을 하면서도 확신이 없었고, 상대방도 이를 감지했다. 결국 사업은 무산되었고, 나는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했다.
부정적인 마음과 의심 그리고 주저하고 망설이는 확신 없는 태도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반면, 긍정적이고 확신에 찬 말은 사람을 설득하고 결과를 바꾼다. 이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진리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마세요.”
어느 드라마 속 주인공이 한 말이다. 이 말은 단순히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싶다는 뜻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히려 알아주기 바라는 욕구가 숨어 있다. 상대가 마음을 닫으려 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그저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만 해야 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개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고,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때로는 일부러 거리를 두려 하고, 때로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마음을 감추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란 단순한 거리 두기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관심이다. 상대가 정말로 관심을 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무작정 감정을 캐묻거나 억지로 마음의 문을 두드려서는 안 된다.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꾸준하게 관심을 보인다면 상대도 서서히 마음을 열 수 있다.
수많은 갈등 속에서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때로는 자신의 어려움을 감추려 하거나 무뚝뚝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오해하고 거리 두기만 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 헤아리고, 진심 어린 관심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관계란 오해 속에서 멀어지지만 이해 속에서는 깊어지는 법이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지만 진심 어린 관심과 공감이 있다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러한 관계의 원리는 공직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