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6개월 앞둔 7월 1일, 여주시 세종도서관 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4월에 사무관 승진에서 배제된 뒤, 항의하는 마음으로 던졌던 한마디를 인사 부서에서 들어준 것이다. 30년 동안 들어주지도 않던 것을 이번에.
여주시에는 ‘팀장이 관장의 역할’을 하는 부서가 몇 곳이 있다. 여주박물관, 여주도서관 그리고 이곳 세종도서관. 지금은 팀장이라 불리지만, 예전엔 ‘관장’이라 불리던 상징적인 자리다. 기능 위주의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그런 명칭에서 의미와 자부심을 찾기도 했다.
도서관 2층 사무실에 들어서니, 분류를 기다리는 수백 권의 책들이 한쪽에 쌓여있다.
책을 좋아했었는데, 갑작스레 마주한 책더미를 보며 묘한 감정이 스쳤다. 즐기던 책과 일로서 만나는 책은, 확실히 다르다.
사무실엔 직원 6명이 근무하고. 1층부터 4층까지 각각 담당자가 배치되어 있다. 한 건물 안에서 사무실은 내근, 사무실 밖은 외근인 셈이다.
그리고 도서관 관할 구역에는 도서관 세개와 「작은도서관」하나가 더 있다. 직원 연령대는 3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 각층에는 60대 직원도 있다. 대부분 사서직이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들답게 왠지 ‘순수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33년간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이렇게 독립된 공간에 근무하게 된 건 처음이다.
이곳에서, 휴가를 빼면 5개월 남짓. 어떤 일로 채우고 나가야 할까.
내일은 전에 근무한 부서 송별식이 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
이별할 때, 직원들이 섭섭해하던 얼굴이 떠오른다. 이번 이별이 다른 때와 다른 점은, 이제는 ‘공무원’으로 다시 만날 일이 없다는 것. 그래서였을까. 이번 인사는 특히 마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