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 아가야.
저는 아직 조카가 없지만, 가끔 조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중학교 때 이모네 집에 가서 친척 동생 3명을 동시에 돌봤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어린 나이었는데 이모는 어떻게 그런 저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외출을 했을까요.
1살, 4살, 7살 동생들이었는데 등에 매달리고, 앞에서 안아주고, 다리에 매달린 채로 몇 시간을 놀아줬었죠.
육아를 하는 모든 부모님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저는 그때쯤 하지 않았을까요.
분유를 타고, 간식을 해주고, 기저귀까지 갈아주면서 몇 시간이 지나고 나니 하나둘씩 잠들기 시작해요.
그렇게 조그만 이불에 세 아이가 누워있는 걸 보는데 몇 시간 동안의 전쟁이 한순간에 까맣게 잊히더라고요.
육아의 반의 반도 안 겪어봤기 때문일까요.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왠지 모를 행복이 밀려오는 거예요.
아이들이 잠든 모습은 천사 같다는 말이 있잖아요. 얼마나 편안한 표정으로 잠을 자는지, 그 옆에서 누워서 잠시 지켜보다가 함께 잠들어버렸어요.
한동안 아이와 마주칠 일이 한동안 없었는데 얼마 전 친구의 조카를 보러 다녀왔어요.
잊고 있었던 아이가 주는 순수한 행복감. 헤어질 때 조카가 안아주는 데 그때의 감정은 느껴본 사람만 알겠죠.
사회에서 쌓였던 검은 때가 벗겨지는 그 포근함은.
아이와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고 하잖아요. 그게 참 좋아요.
자신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세상에서 누군가와의 시선을 맞춘다는 건.
더구나 그 시선이 순수한 아이의 시선이라면 더더욱 그러네요.
참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