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계절은 다시 봄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밖을 서성인다. 가족 확진자와 부스터 샷 몸살로 열흘 동안 집에 있으니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뜻하지 않게 일을 쉬면서 복잡한 상황들에 마음은 어수선하다. 코로나가 우리 가족의 삶을 파고들까 봐 두려웠지만 막상 겪어 보니 또 이렇게 버티고 지나간다. 그나마 추가 확진자가 없어 다행이고 감사하다.
2년 전 가을, 운전하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았던 날. 빵집 앞을 오가는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여 걷는 학생들을 보았던 때가 떠오른다. 산책 나와 주인 따라 종종 거리는 반려견을 보며 미소 짓던 나는 순간 그토록 정겨운 풍경들이 무섭게 느껴졌다. 다시 코로나가 심각해졌다는데 거리에는 아직도 사람이 많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이내 서글펐다. 한적한 곳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웠는데 이제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은 곳은 무서워 피해 다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조금 마음 놓일 만하면 다시 일상은 제한되고, 또다시 멈춰지고, 그러기를 2년이 넘어간다. 예전에는 착용하는 게 답답하고 피부 트러블 때문에 심한 미세먼지 속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냥 나가는 게 옷 하나 걸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만큼 익숙해졌다.
동화책 만들기 수업 때 한 아이가 쓴 동화 속 미래에는 대기오염 때문에 노랑을 ‘하늘색’이라고 부른다는 구절이 있었다. 아이의 창의적 생각에 감탄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정말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게다가 아이들의 그림 속 사람들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씁쓸해진다.
편한 마음으로 사람 풍경을 바라보고 그 속에 거리낌 없이 섞일 수 있는 세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자유롭게 공기를 마시며 마음껏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풍경 좋은 곳을 거닐 수 있었던 일상이 기적처럼 느껴지는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