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2022.08.10)

by 파솔


15년전 대학원 공부 하며 행정조교하며 할 때 동생이랑 돈 없어서 봉천동 쑥고개 반지하에 살았다

돈 없이 동생하고 같이 살 데가 그런 데 밖에 없더랬다.

아주 작은 방 두개에 창문은 벽 꼭대기에 간신히 매달려 있고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 화장실은 방보다 훨씬 높아서, 계단을 타고 화장실로 올라가다가는 너무 낮은 윗문턱에 이마를 찢기가 잦았었다. 샤워를 할래도 서지도 못해 쪼그려 앉아 씻어야 했다


집이 어둡고 습해서 취준생 동생은 우울했다. 혼자 있던 동생 불쌍해서 강아지도 한마리 데려왔는데

나 하루종일 일하고 공부하려 나가있으면 동생이랑 개랑 둘이서 집에 덩그러니 있었다.


그 집도 이번에 침수됐을텐데-.


큰 수해 때마다 반지하 집들이야 노상 침수되고,

예전에 98년인가 그때 중랑천변처럼 집들이 다 잠기고 지하철도 몇달 멈추고 그런 일들도 생길 수 있고 그런 건데,

이번 반지하 사건은 유독 더 가슴이 많이 아프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빛이 많이 들고 문이나 창문 같은 건 그 소용이 의미 없는 곳에서 부디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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