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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Apr 14. 2019

4월 14일 일상 기록

2주간 준비한 유통관리사 시험을 보고 왔다. 사실 3주 전에 2014년 ~2018년 기출문제 a형을 다 뽑아 제본했지만 팀 프로젝트도 있었고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접수한 유통관리사 시험이 2주 남았다는 알람메시지를 받았다. 그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출문제를 푸는데 모르는 용어가 더 많이 나왔고 약어는 뭐를 줄임말인지 이해 못했다.


그렇게 의욕만 앞섰지만 내게 남은 건 내가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의욕만 앞섰다는 불편한 진실만 맞이했다. 경영학부나 관련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2주 만에 붙을 수 있다는 후기만 잔뜩 읽어서 그런 거 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하루에 1개씩 a형을 풀기로 했다. 푼다기보다는 답을 일단 다 체크하고 용어를 구글에 찾고 인터넷 요약지에 있는 관련 내용을 옮겼다.  다음날 또 답 체크하고 같은 용어 찾고 요약지에 있는 거 적고. 그렇게 하기만 했다.


하면서 정말로 미친 듯이 피곤했다. 4월 1일에는 팀 프로젝트 발표와 중간고사까지 겹쳐버렸다. 게다가 시험 전주는 일정이 정말로 빡빡했다. 


4월 7일 컴활 2급

4월 7일 벚꽃구경

8일 팀 프로젝트 인터뷰 정리 2시간

9일  팀 프로젝트 모임 2시간

10일 동영상 기사 읽고 과제 제출 2시간

11일 팀 프로젝트 모임 2시간

12일 팀 프로젝트 발표

13일 아르바이트

14일 시험


정말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유통관리사 시험공부하고, 밥 먹고 나서 팀 프로젝트 준비하고, 집에 와서 중간고사 공부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2016년도가 넘어가니 새로운 용어가 갑자기 막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출제유형이 바꿨다. 계산문제도 나오고 NPKI 포스시스템도 나오고 모르는 내용이 막 튀어나왔다. 정말 이때 때려치우고 싶었다. 그래서 2018년 기출문제는 손을 대지 않았다. 거기까지 손을 대면 내가 멘탈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시험 전날부터 기관지가 불타는 것 같았다. 목 하고 폐에서 가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도 심하게 막히고 머리도 띵하고 다리에 힘도 풀렸다. 약 먹고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과 요약집 보다가 11시에 잠을 잤다. 더하고 싶었는데 머리가 굳어서 아무것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시험 당일 7시에 일어나서 자취방 300M에 있는 GS25에 가서 샌드위치와 허시 초콜릿 허쉬 초코드링크를 사 와서 먹었다. 몸에 힘이 없어서 뭔가 무거운 음식을 집어넣어야 될 것 같았다.


먹고 샤워하고 8시 10분까지 요약본을 봤다. 그리고 30분간 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갔다. 시험장은 고등학교였다. 들어가다가 "내 안에 빛이 있으면 스스로 빛나는 법이다." 내 안에 빛이 있을까? 나는 지금 빛나고 있을까? 목 하고 폐에서 불이 나는 것 같은데. 하며 고사장에 들어갔다. 시험을 보는데 2과목 마케팅 영역이 너무 어려웠다. 그나마 마케팅 영역은 관련 과목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관리, 전략 경영론을 통해 많이 들어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아니 뭐 처음 본 문제가 나왔다. '최근 기출문제를 손을 안대서 그런가 2018년 기출문제를 먼저 풀었어야 했는데', ''27,000원 버렸다' 하며 우울한 기분으로 문제를 풀었다.


집에 와서 점심 먹고 한 시간 자고 나니 오후 1시였다. 시험은 공쳤다고 생각하고 중간고사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도 10분 공부하고 가답안 올라왔나 유통관리사 카페 들어가고 30분 하고 카페 들어가고 했다. 그러다가 2시 30분에 카페 들어갔는데 가답안이 나왔고 채점을 했다. 

2과목 채점할 때 막말로 조졌다 싶었다. 과목당 40점이 넘어야 하고 4과목 평균이 60이 넘야 했다. 그런데 막 죽죽 틀리니 채점하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35번부터 채점하는데 절망에 빠졌다. 2과목 과락 때문에 떨어질 수 있으니 미칠 것 같았다. 그런데 딱 40점이 나왔다. 더도말도 최소 통과점수인 40점. 가답안이 바뀌지 않거나 OMR을 잘못 체크하지 않으면 자격증을 딸 수 있다. 두 번째 자격증. 정말 꾸준히 노력해서 딴 자격증이라 더 갚질 것 같다. 다음에 자격증을 준비할 때는 일기를 써서 뭐를 했는지 뭐가 못했는지 데일리 체크를 해야겠다.


이제 자격증 시험과 한동안 팀 프로젝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좋다. 중간고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 신경 쓸거리가 줄어들어서 마음도 편안하고. 그래도 시험 끝나고 나면 5월에 딸 수 있는 자격증이나 시험 준비를 조금씩 해야겠다. 나는 글세 뭐랄까? 잘하지는 못하지만 노력하고 투자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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