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어디서 키웠는데?”
팬떵이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눈을 깜빡거리면서 말이야.
“학교 안에서요.”
아이가 고개를 푹 숙였어. 안쓰러웠지.
“학교 안에서?”
“네. 이 가게 맞은편 술래 초등학교 안에서요.”
아이는 슬픈 눈을 하며 말을 이었어.
“몇 달 전, 학부모 참여 공개수업을 잘 준비해보겠다며 담임 선생님께서 학교 안 창고에 작은 정원을 만드셨어요.”
‘요즘 애들은 어려운 단어들을 많이 쓰구나?’
쓱싹쓱싹.
팬떵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 마다 단어 수첩에 적었어.
- 참여
- 공개
- 준비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아이들끼리 협력해서 잘 키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너도 나도 자신의 화분을 예쁘게 키웠어요.”
쓱싹쓱싹.
팬떵은 수첩에 단어를 적으며 물었어.
- 협력
“넌 뭘 키웠는데?”
“전 방울 토마토요.”
아이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어.
“와, 맛있겠다. 자장면을 다 먹고, 후식으로 방울 토마토?”
팬떵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어.
아이가 슬퍼 보이는데 먹을 생각만 했으니까.
그리고 아이가 소중히 키우던 방울토마토를 먹을 생각을 하다니!
“푸흡.”
햄똥이도 그런 팬떵을 보고 웃음을 참았어.
볼에 공기를 가득 넣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