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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의 여름휴가

여름휴가 때 가족을 만나러 캐나다에 간 이야기

2023년 나의 여름휴가, 겨울휴가는 전부 캐나다에서 보내는 걸로 작년부터 확정되었다.

그 이유는 올해 우리 가족이 캐나다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여름휴가를 캐나다에서 보냈다.


혹 일부 사람들은 부럽다고 또는 럭셔리 하다고 하지만,

사실 비행기표도 비싸고, 왕복 22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하기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도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기에 가는 길이 너무 즐거웠다.

<6월16일 인천국제공항은 나름 한산했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비행기 출발 시간 4시간 전 공항에 도착한 나는 몇 시간을 공항에서 보냈다.

그렇게 긴 시간(공항 대기시간 4시간 + 비행기 시간 10시간)을 보내고 난 후


나는 드디어 캐나다에 도착했다.

캐나다에 도착한 후 나는 곧바로 우리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로 갔다.

그날은 학교에서 아이의 talent show(장기자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항에서 아이 초등학교까지 상당히 거리가 먼 이유로 결국 장기자랑이 끝난 후 도착하게 되었다.

<talent show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한 우리 아들>

아이의 바이올린 연주를 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이루어진 이산가족 상봉에 가슴이 뭉클했다.


4개월 반만이었다.
우리 사랑하는 가족을 만난건.


그렇게 이산가족 상봉도 잠깐

나는 다시 캐나다 라이프를 살아갔다.


아이들을 드럽오프하고, 픽업하고

와이프랑 장을 같이 보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래도 그런 일상이 행복한 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상생활만 살아간 건 아니다.

2023년6월30일 우리 큰 아들 초등학교 졸업식 날 행사에도 참가해서, 가족 모두가 축하해줄 수 있었다.

참고로, 우리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초등학교가 5학년까지 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졸업식이 가능했다.

<교장, 교감, 담임선생님과 졸업식날 사진을 찍는 우리 아들>
<이곳 초등학교는 한국 학생들이 별로 없다. 이렇게 3명이 같은 학년 전부다>


또한 아이들 졸업식을 기념해 밴쿠버 학부모 지인 가족들 전부와 같이 캠핑을 갔다.

캠핑날짜는 내가 오는 날로 맞췄다니,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번 캠핑에는 아빠들도 전부 갔는데,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이민자분들이라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학부모 아빠들 모두와 캠핑을 간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중 1.5세대 아빠와는 새벽 3시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에서 근무했을 때 그 숨막히는 경쟁사회가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자기를 캐네디언으로 만들어 준 부모님한테 너무 감사하다는 말에는

우리 아이들 생각에 고민이 깊어졌다.

<처음으로 한인 학부모 가족 모두 캠핑을 갔다>

또 하나 내가 없을 때 아이들이 야구클럽에 가입을 했는데, 운 좋게도 아이들 마지막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 큰 아들은 포수로, 작은 아들은 투수로 나름 활약을 했는데, 작은 아들이 속한 팀은 리그 우승까지 해서 메달을 받았다.

<큰아이 야구경기 마지막날 학무보들과 코치과 저녁에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우승 후 메달을 걸고 베스트 프렌드인 커러와 작은 아들이 사진을 찍었다>

다만, 큰 아이는 Grade 5라서 경기 때마다 그날의 수훈선수를 발표하는데,

아쉽게도 우리 아들은 받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는 아이가 포수를 맡았는데, 2루 송구를 해서 주자를 아웃시키는 등 맹활약을 했으나,

수훈선수에 선정되지 못했다.

그날 큰 아이가 우는데, 아빠로서 가슴이 아팠다.

내가 봤을 땐 그날 제일 잘했는데,

아마 올해 우리아이 한테는 첫시즌이라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날 저녁 쫑파티에서 모든걸 잊고 즐거워하는 큰 아이를 보니 많이 대견했다.


우리 가족은 가족끼리 캠핑도 다녔는데, 포트코브, 컬터스레이크에서 캠핑을 했다.

특히 포트코브는 처음가 봤는데 저녁노을이 정말 이뻤다.

<포트코브의 저녁노을은 정말 이뻤다>
<컬터스레이크에서 캠핑 때 옆 캠핑장 아이가 놀러왔다>

와이프도 나 없을 때 얼마나 캠핑을 가고 싶었는지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기러기는 정말 할게 못되는 거 같다.


그리고 컬터스레이크에서 돌아올 때는 waterpark에 들려 아이들과 오랜만에 실컷 놀았다.

사실 우리나라 캐리비안 베이에 비하면 정말 애들 장난감 수준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하니 힘도 들었지만 기쁨이 더 컸던 것 같다.

<캐나다 놀이시설은 우리나라에 비해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또한, 7월1일은 캐나다데이인데, 작년에 나는 처음으로 골프 필드를 나가서 제대로 즐기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캐나다 데인날 가족들과 행사장에서 사진도 찍으며 여유롭게 캐나다데이를 즐겼다.

미니골프, 말타기, 거품놀이 등등 아이들이 즐길 수있는 미니게임들이 많았다.

<캐나다 데인날 거품놀이에서 거품을 들고 있는 와이프>
<캐나다 데인날 거품을 들고 있는 아이들>

또한, 동네 영화관도 오랜만에 갔다. 

작년에 내가 같이 밴쿠버에 살 때는 아이들과 영화관을 자주 갔었기에 이번 휴가 때도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특별히 볼 만한 영화가 없어 결국 선택한 게 The flash다.

나는 나름 괜찮았는데, 아이들은 크게 재밌어 하지는 않았다.

역시 아이들에게는 스파이더맨이 최고인가 보다.

<아이들과 the flash를 봤다>

그리고, 오랜만에 위슬러를 갔다. 

작년에는 위슬러에서 하루종일 짚라인도 타고 케이블카도 탔지만,

올해는 말로만 듣던 joffre lakes를 갔다.

거기는 low lake, middle lake, upper lake가 있는데, 등산로가 험해서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아이들이 많이 걱정됐다.

우리 아이들은 집퉁이라 집에서 피아노치고, 게임하고,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위슬러에서 가족끼리 사진 한 컷>
<joffre lakes middle lake>
<joffre lakes upper lake>

실제 가보니 역시 힘든 등산로였다.

가파르기도 하고 길도 꽤 길었다.

근데 뚜껑을 막상 열어보니 오히려 아이들이 등산을 잘 했고,

내가 제일 힘들었다.

땀이 비오듯 했지만, 아빠로서의 자존심에 끝까지 올라갔다.

그래도 힘든 등산을 이겨내게 해준건 옆으로 펼쳐진 절경이였다.

특히 lakes에 도착 했을 때는 놀라움이 컸다.

에메랄드 색깔의 호수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올해 2월에도 있었던 이 이별의 시간이 나는 너무나 싫었다.

그래서 이번에 올때도 이 이별의 시간을 또 맞이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결국 또 오고야 말았다.


이번에는 안운다 했지만,

또 다시 흐르는 눈물을 겨우겨우 참으며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도 나한테 안겨 떠날줄을 몰랐다.

<언제나 이별의 시간은 힘들다>

이번이 마지막 이별이라고 되새기며

나는 그렇게 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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