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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네디언이 되겠습니까?

이민설명회를 다녀와서

캐나다에서 살고 온 이후

나에게는 이전에 없던 큰 고민이 하나 생겼다.


이민을 가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캐나다에게 가기 전 나에게 캐나다 이민은 인생플랜에 전혀 없었다.

나도 와이프도 지금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고,

서울에 자가 아파트도 있는데,

굳이 왜 남의 나라에서 늦은 나이에 처음부터 시직하는 고생을 하겠냐는 말이다.


그런데 왜 마음이 변했냐고?


그건 그곳이 아이들의 천국이고, 아이들에게 공부보다는 인성을 가르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 학생들은 항상 아이들이 아이답게 뛰어놀고, 수업시간에는 토론수업을 하며 학교생활을 보낸다.


더욱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저학년을 돌보게 하며 사회에 대한 공헌과 봉사를 가르친다.

우리나라처럼 점수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하는 봉사가 아닌, 정말 본인들이 그걸 즐기며 한다.

우리나라처럼 유치원때부터 의대진학반을 만들어 아이들을 공부만 하는 괴물로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함에도 그 곳 학생들은 정말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은 아이들만 공부를 하기 때문에 본인이 되고 싶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 한국만큼 어렵지 않다.

즉, 의사가 되고 싶으면 의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싶으면 변호사가 될 수 있다.

그 이면에는 전문직이든, 노동직이든 서로의 직업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도 이런 교육을 평생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고,

한국에 와서 고민 끝에 이민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아직은 이민 결정을 완전히 한게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 돌아오면 이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할 것으로 생각되어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그러다 오늘 이민 세미나에도 참석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오프라인 이민 세미나에도 참석하게 됐다>

보통 영주권을 받기위해 학력이나 직업에 관계없이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건 한인 마트에서 MEAT CUTTER(고기 써는 일)를 하거나 Agri food(고기가공)를 만드는 것이다.

그걸 1년 정도 하고 영주권 신청에 들어가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후에 영주권이 나오는 프로세스이다.

그것도 이민 담당자에 따라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안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스게소리로 캐나다에서 한인 캐시어 최저 학력이 서울대라는 말이 있다.


그래도 아직은 이민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민 상담을 해주시는 분에게 혹시 Office job은 없는지를 물어보았다.

역시 내 예상대로 그 분께서는 Office job이 있을 수 있으나 쉽지는 않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우리도 Office job은 외국인 잘 안 쓰지 않냐고 하시더라.


맞는 말이다. 우리도 외노인들 Office보다는 공장에 더 많이 보지 않는가.


그래도 혹시라도 그런 job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했고, 이곳 이주공사와의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 정말 머리가 복잡했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 돌아와서 이 숨막히는 경쟁과 공부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캐나다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캐나다에서 만난 목사님 부부는 원래 목사님께서 신학대학원만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오시려 했음에도 아이들 때문에 마트에서 일하시다, 결국 요근래 Agri food로 영주권 신청에 들어가셨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하셨는데 말이다.


난 정말 우리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바라는 건 정말 그거 하난데,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는 그게 너무 어렵다.

공부를 안시키면 사회에 나갔을 때 그 멸시와 무시를 견뎌내야 하고, 공부를 시키자니 그 어린나이에 영혼까지 갈아넣어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원하는 직업을 갖는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게 고생해서 좋은 대학을 가도 인생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풀기 어려운 숙제를 받은 것처럼 난 아마 향후 2년간 이민 문제 때문에 골치가 상당히 아플 것 같다.

이 숙제를 보기 좋게 풀어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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