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캐나다는 처음이지

캐나다 입국기

12월23일 오후 6시 40분 한국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드디어 12월23일 오전 11시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다(한국과 캐나다는 17시간의 시차가 난다).


23일을 두번 산다니... 마치 타임루프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캐나다 비행기가 막 공항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사랑의 블랙홀 같은 로코 장르의 하트 뿅뿅한 타임루프 영화가 생각났다.

그러나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마주친 건 사랑의 블랙홀이 아니라 엣지 오브 투마로우였다. 액션, 액션 그리고 서스펜스.....


첫번째 관문 그것은 키오스크 같이 생긴 여권정보 등을 입력하는 기계였다. 이 기계를 통해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 지문인식이 제대로 되지 못해 몇 차례나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여서 다시 하게 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 놈의 기계는 지문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출국한 나라, 이름 등 정보 입력하고, 여권 스캔하고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가족은 4명이니 이 짓을 무한 반복했다.


겨우 겨우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고 입국심사를 마쳤는데, 짐을 찾으러 갈 때 정말 큰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캐나다 이심(e-SIM) QR 코드를 내 것과 와이프 것 모두 내 카톡으로 한번에 받았는데, 와이프 폰에 내 QR 코드를 찍고, 내 폰에 와이프 QR 코드를 찍은 것이다.


<<TIP>>

유심(u-SIM)이 물리적 칩인 반면, 이심(e-SIM)은 가상의 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마트폰 하나에 유심이 꽂혀 있는 상태에서 이심을 넣으면(QR 코드를 찍어 이심을 스마트 폰에 넣는다) 마치 유심이 2개 꽂혀 있는 효과를 얻어 듀얼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유심 교체 없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번호로도 연락을 받으면서 동시에 캐나다 번호로도 연락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나와 와이프의 캐나다 번호가 바꼈는데, 더 큰 문제는 이를 바로 잡아보겠다고 내 폰에 들어있는 와이프 이심을 삭제한 것이다. 이심은 한번 삭제하면 다시는 살아나지 않는 것을 몰랐기에 내 휴대폰은 완전 먹통이 되었다. 이때부터 내 머릿속은 하얗게 되었다.


우리는 여행을 온게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immigration 사무소에도 들려야 했는데, 거기서 상당한 시간을 대기하였다. 그러나 먹통이 되어버린 내 휴대폰 생각에 이미 내 영혼은 탈탈 털렸기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몰랐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고, 공항을 빠져 나올 때는 벌써 오후 2~3시쯤 되었다. 공항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콜밴에 짐을 싣고, 한시간 정도 걸려 캐나다 집에 도착할 때 쯤 내 몸은 jet lag으로 인한 피로와 먹통이 되어버린 내 휴대폰으로 인해 영혼과 몸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캐나다 집에 도착해서도 쉴 수 조차 없었던게 15박스 정도 되는 짐을 대충은 정리해야 했고, 아이들도 배고파 할 시간이었기에 이를 해결해야 했다. 우선 급하게 우버이츠를 다운 받아 주문을 해 보았는데, 앱도 너무 생소했고, 캐나다에서 주문이 제대로 될지, 내 한국 신용카드가 제대로 등록될지도 의문이었다. 어찌나 한국 주문 어플이 그럽던지 한국에서의 즐거웠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슬로우모션으로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우버이츠로 김치볶음밥 비스무리한 걸 시켰는데, 음식이 집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제대로 주문한 것이 맞는지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제발 와라"라고 마음 속으로 여러차례 생각하고 있을 때쯤 드디어 앱에서 도착했다는 알림이 왔고, 문 앞에 놓여있던 음식을 발견했을 때 그 기쁨은 형언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렇게 힘들었던 캐나다에서의 첫날이 지나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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