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캐나다로 좌충우돌 이사 대작전
어릴 때 나는 박남정의 팬이었다. '널그리며', '사랑의 불시착'은 지금 들어도 너무나 명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기억에 당시 인기가수들은 꼭 거쳐가는 관문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본인들의 이름으로 된 영화를 찍는 것이었다. 박남정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아마 제목이 "박남정의 새앙쥐 상륙작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 그 제목이 자주 생각나는 건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사하기 위한 우리 가족의 모습이 마치 상륙작전을 방불케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캐나다로 오기 전 12월9일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12월10일 아침은 그야말로 모든게 잘될 것만 같은 그런 아침이었다. 아이들을 서둘러 학교 보내고, 퇴근한 와이프와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질 때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부터 시작된 이사 준비는 23일까지 14일간 밤, 낮으로 이어졌고, 마치 물류창고로 이직한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은 차마 지울 수가 없었다.
위에 사진은 한창 이사 준비를 하고 있던 집안 사진인데, 무려 12일차 사진이다. 즉, 12일간 집안 정리를 한 상태가 저 정도였다. 캐나다로 보낼 짐, 버릴 짐,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사용할 짐을 구분하고 또한, 캐나다로 보낼 짐은 이사박스, 해외택배 박스, 이민 가방 등에 나누어 짐을 싸았는데, 이러한 작업을 14일간 밤낮으로 한 것이다.
그렇게 이러한 작업은 23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피골이 상접하여 뼈다귀만 남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 다행히 튼튼한 코뼈를 가진 덕에 코피를 쏟으며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이사 준비 로 나는 지구의 자전 주기를 수시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정신없이 마주한 23일은 바쁜 하루였다. 공항까지 가기로 한 콜밴이 오후 1시에 오기로 되어 있기에 그 전까지 짐 정리도 마무리 해야했고, 점심도 먹어야 했으며 둘째 아이의 안경도 안경 점에서 찾아와야 했다. 부랴부랴 일을 다 마칠 때쯤 콜밴이 도착했고, 우리는 부모님과 함께 콜밴에 탑승하여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1년 이상 보지 못할 한국 땅, 부모님들, 친구들, 직장 동료들.. 많은 생각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그렇게 공항에 도착하였고, 부모님과의 작별 인사 후 우리 가족은 캐나다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싣을 수 있었다.
앞으로 펼쳐 질 또 다른 세상,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심지어 나는 대학교 다닐 때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경험 한 어학연수, 워킹할리데이 조차 하지 못하였다)을 위해 우리가족은 그렇게 캐나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