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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운동만 시키다 결국...

기러기 아빠의 아이들 고민

당연히 이민오시는 거죠?

이민자이신 우리 아이들 바이올린 선생님이 우리 부부에게 했던 말이다.


"네? 고민 중이긴 한데, 갑자기 왜요?"


우리 부부는 전에 한번 이민으로 선생님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어 그러신 줄 알았다.


"아이들 교육 방식이 여기 캐나다 이민자들하고 비슷해서요"


처음에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는 선생님을 계속 빤히 쳐다보았다.


"돌아가실 분들은 여기 캐나다에서도 아이들을 매일 밤 늦게까지 공부를 시키는데, 안그러시는것 같아서요"


그 순간 우리는 "아"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왜냐하면 우리 부부도 가끔 말하던 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지인 중 한분은 1년 반동안 캐나다에 계시다 한국으로 돌아가셨는데, 

매일 아이를 밤 10시까지 공부시킨다고 했다.

그럴때면 우리는 너무 아이들을 놀리는 거 아니냐고 걱정을 했었다.


그래도 마지막은 항상 "아이들이 여기까지 와서 공부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로 끝을 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을 많이 시켰다.

펜싱, 야구, 축구, 수영, 스케이트, 스키, 카약 등


공부보다는 운동을 많이 시켰고, 여행이나 캠프에 참가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었다.

그래서 학교도 한인이나 중국인이 많은 학교가 아닌 백인이 많은 학교로 보냈다.

참고로, 캐나다에서 한인이나 중국인이 많은 학교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 한국 못지 않다. 

반면 백인이 많은 학교는 초등학교 때 거의 놀고, 토론하고 같이 운동하는 분위기이다.

<캐나다에서 우리 아이들은 물고기도 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캐나다에서 아이들은 항상 운동을 즐겨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것이 그렇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물론 이민 생각도 있지만 당연히 이민 오는 걸로 결론 지은 것은 아니기에 선생님의 말에 우리는 적지않게 당황했었다.


기러기 아빠로 사는 요즘 이 문제에 대해 다시 많은 고민이 된다. 

한국에 돌아와서 잊고있던 한국의 교육현실을 다시 맞닥뜨리자 그 고민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캐나다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할 때면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운동이나 TV를 보고 있을 때가 많기에 이게 과연 맞는 건가 하는 걱정과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돌아오면 3학년, 6학년인데,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한국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 말만 듣는 주입식 교육인데, 아이들이 참고 견딜 수 있을까?


그런 고민으로 시간을 보낼 때면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이민에 대해서 알아보고 영어공부해야 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에 문득 영어책을 펴보고, 이민에 대해 구글링을 해본다.   

그러다보면 부모가 과연 어디까지 아이들을 케어해줘야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다시 들기 시작한다.


"자기들의 인생인데, 지원만 해주면 되는게 아닐까, 아냐 그래도 인간구실을 하게 해줘야지"


결국은 다시 돌고돌아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답도 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준비만 해두자

우선은 아이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하기를 바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민정보를 모으고, 영어공부를 하며 차분히 때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아직은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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