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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시대의 변화를 보며

현재 기러기 생활을 하며 어머니와 함께 사는 나는 어머니와 대화를 자주 한다.

캐나다 가기전에는 어머니와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살았어도 직장생활에, 육아에, 집안일에,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대화를 오래 그리고 자주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초 한국에 귀국해서 당분간 어머니와 같이 살기로 했기에 요즘은 저녁,주말을 어머니와 보낸다.  

그런데 대화가 뻔한게 이야기의 대다수는 "너 어릴때는..."으로 시작해 "요즘은..."으로 끝난다.


그러던 중 요즘 세태변화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청소년 시절 TV에서 자주 봤던 한국영화가 있다. 주연이 문성근, 김희예인데, 제목은 101번째 프로포즈이다.

<청소년 시절 TV에서 정말 자주 방영해주었다>

줄거리가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남주가 여주를 엄청 쫓아다녀 사랑을 쟁취한다는 걸로 기억한다.

장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여자가 남자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남자가 차도에 뛰어드는 장면이다.

나름 어린 나이에도 그 장면이 충격이었는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에는 그게 사랑이고, 용기였기에 '백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도 있었다.


그런데, 이걸 요즘 버젼으로 바꾸면 어떨까

여주는 소개팅에서 만나 남주에게 사귀기 싫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남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남주는 계속 여주를 쫓아다니고, 여주는 공포를 느끼기 시작해 경찰에 스토킹으로 신고한다.

그러함에도 남주는 여주의 동선을 파악해 여주를 기다리고 차도에 까지 뛰어든다.

결국 남주는 여주의 신고를 받은 잠복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연행된다.


한편의 공포 스릴러 영화가 탄생했다.


좀 과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요즘에 싫다는 이성을 저렇게 쫓아다니다가는 큰일난다.

백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는게 아니라, 백번찍기 전 골로간다.


그만큼, 이제는 한쪽의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서로간의 의견존중 및 의견합치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직장생활에서도 그걸 느낀다.



내가 사원, 대리, 과장일때까지만 해도 팀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많았다.

막말하는 사람, 이유없이 소리지르는 사람,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키는 사람, 회식을 매일 강요하는 사람 등등


그 사람들은 윗사람만 보이고, 아랫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윗사람에게 잘보이기 위해 아랫사람들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했다.


지금 그 사람들은 대부분 팀장 직위에서 박탈당해 영업이나 민원부서의 팀원으로 가있다.

그렇게 되기 전 팀원들이 하는 팀장 평가에서 전체 꼴찌를 한 건 당연지사라고 할까.


그래서 지금은 카리스마적 리더십보다는 참여형 리더십을 펼치는 팀장들이 많다.

지금 팀장들은 아랫사람들 눈치도 많이 본다.

그래서 회식자리에서 술을 못마시는 팀원들은 술 못마신다는 의사표명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 그런 직원들에게는 임원조차도 술을 강요하지 않는다.


내가 대리일 때 내가 모시던 팀장은 남자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이상한 걸 자주 시켰다.

커피숍에서 여점원에게 부탁해 커피에 시럽을 타오게 하라는 지시도 서슴없이 했었다.


지금 그랬다가는 아마 권고사직을 받거나 팀원으로 강등되었을 거다.


캐나다에 있을 때 아는 지인분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캐나다는 팀장을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아. 권한도 없는데, 조직 관리하는 업무만 추가되거든"


우리나라도 점점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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