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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운명의 알고리즘

캐나다 지인을 알게된 이야기

나는 우연히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과 깊은 인연을 맺고는 한다.

지금 내 옆에서 나와 함께 하는 내 반려자도 회사에 면접보러 가서 알게 된 분의 소개로 만난 사람이다.

3차 면접까지 가면서 그 짧은 면접대기 시간에 알게 된 분의 소개로 만난 것이다.


캐나다에 있는 동안 꾸준히 나간 모임도 그렇게 우연히 알게 되었다.


당시 힌국은 e sim이라는 것이 없었는데, 한국번호와 캐나다 번호를 같이 쓸 수 있어 e sim을 신청했다.

신청한 곳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한인이 하는 캐나다 현지 통신대리점이다.


e sim을 신청하니 QR 코드 2개를 내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하나는 와이프거고, 하나는 내거이니 입국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를 찍으면 자동 설치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입국 후 정신이 없는 와중에 내 핸드폰에 2개의 QR이 있었으니 와이프거와 내걸 반대로 찍은 것이다.

결국 와이프는 내 이름으로 된 캐나다 번호를, 나는 와이프 이름으로 된 캐나다 번호가 입력되었다.


더욱이, e sim을 처음 써본 나는 e sim을 삭제했다가 다시 설치하면 되는 줄 알고 와이프걸 삭제했다.

결국 와이프 핸드폰은 먹통이 되었다. 


그래서 연락한 콜센터.

난 그때 깨달았다.

내가 한국에서 30년 동안 배운 영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죽은 영어라는 것을


도대체 이 사람이 뭐라고 하는 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나는

결국 개통한 통신대리점에 도움을 청하였다.


그 분도 처음에는 문자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했지만

도저히 해결을 못한 나는 직접 통화해서 도움을 청했다.

그것도 여러번 전화를 드렸다. 


그런 나에게 캐나다 통신대리점을 하시던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캐나다는 한국과 달리 고객이 왕이 아니에요. 고객이 다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말을 계속 이어나가셨다.


"그러나 같은 한국 사람이고 하니 특별히 도와드릴께요"


결국 그분이 직접 콜센터에 전화해서 일을 해결해 주셨다.

나는 너무나 고마워 전화를 드려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드렸다.

그분은 일이 해결되고 나서도 전화를 끊지 않고 이것 저것 내게 사담을 하셨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 OOOO회사를 다녔어요"


그런데 그 OOOO회사는 지금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였다.


"어? 선배님이셨어요? 저 지금 방금 말씀하신 그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내 말을 들은 그 분은 적지 않게 놀라셨다.


"어?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다녔던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네, 선배님이셨네요"


그분은 회사에 대해 말씀을 좀 더 하시더니 내게 물어보셨다.


"그 회사를 다니다 캐나다에 이민온 사람들 모임이 있는데 와볼래요?"

나는 망설임 없이 좋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그 이후 난 매달 그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고 거기에 많은 선배님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참고로, 캐나다는 통상 식당 같은 곳을 예약하는 한국과 달리 본인들 집으로 지인들을 초대한다.


<모임을 위해 집을 방문한 우리 가족>


힘들 때면 뭐 도와줄거 없냐고, 항상 연락주셨고

처음으로 캐나다 골프장에 데려가 주셔서 머리를 올려주신 분도 그 모임의 멤버 중 한분이셨다.

또, 내가 올해 귀국하고 나서 우리 둘째 아이가 아팠을 때 그 멤버분 중 한분이 집에 찾아와 주시기도 하셨다.


그러고보면 와이프도 그렇고 캐나다 모임도 그렇고 우연이라는 이름 아래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결국 생각해보면 이런게 바로 운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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