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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그리고 새로운 도전

기러기아빠 매거진 번외편

12월9일 캐나다 입국

마지막 나홀로 캐나다 입국이었다.

여름에 캐나다에 나홀로 입국했을 때는 입국 당시부터 나홀로 한국에 귀국할 것이 두려웠다.

이번에는 나홀로 한국에 귀국하지 않기에 마음이 편할 줄만 알았다.

그러나 무거운 마음...

왜 일까?

왜 마음이 그토록 무거운 줄 몰랐다.

당시에는 비행 전날인 12월8일 한국 회사에서 연말회식으로 술을 엄청 마셨기에 몸이 안좋아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캐나다 입국 후 첫주

캐나다 입국 후 첫 주는 작년과 같은 캐나다에서의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학부모들과 차 한잔하며 수다떨고, 장보고 요리하는 하루였다.

다만,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와이프와 이야기하며 깨달았다.

왜 마음이 계속 무거웠는지.


바로 캐나다 생활을 접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나 와이프나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좋은 이웃들을 만났고, 아이들은 캐나다의 다른 아이들처럼 공부에 치이지 않고 밝게 자랐다.

그러나, 이제 이 생활을 마치면 그 좋은 이웃들과 헤어져야 하고, 아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와야 했다. 그러한 사실이 계속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올해 나는 한국에 있었지만 내 가족이 그런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안도감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입국 첫주 주말 마지막으로 가보자 했던 캐나다 스키장에서 나는 마음 한 구석이 울컥했다.

이제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이 가족을 만났다는 기쁨보다 더 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캐나다의 크리스마스 축제에도 참석했다.

마지막 아이들의 스케이트 수업을 마친 후였다.

비록 아이들이 스케이트 수업 레벨5를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 캐나다에서의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캐나다 입국 후 둘째 주

마지막 주.

아이들 마지막 학교 수업, 마지막 아이들 오케스트라 공연, 마지막 바이올린 과외...


마지막이란 단어가 주는 엄숙함 때문일까.

즐거움보다는 아쉬움이 계속 묻어나는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주였다.

입국 이틀 전이며 2년간 살았던 집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

와이프는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노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우리 가족에게 캐나다 라이프를 다시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강하게 든 것도 그때였다.


그런데, 그날쯤 부터 둘째 아이가 40도 고열과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심한 기침 열감기가 온것이다.


공항에 붙어있는 페어먼트 호텔로 향하던 날의 차 안에서도 계속 기침을 하고, 화장실을 참지 못했다.

다행히 운전을 해주시는 이민자분이 친절하셔서 잘 대처하기는 했다.


호텔로 향하던 차 안에서 운전을 해주시던 이민자분이 여기 정말 좋은 나라니 꼭 이민오라고 해주시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참고로, 여기는 은퇴를 해도 먹고 살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소일거리로 이런 라이더를 해주신다.

또한, 자기 아들이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변호사를 한다며, 아이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들었다.


페어멘트 호텔에서의 하룻밤을 지내고 이제 우리는 귀국행 비행기로 향했다.


그 순간!


우리랑 친하게 지내던 학부모 중 한 가족이 우리를 배웅한다고 공항에 마중나와 주셨다.

한국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그 끈끈함을 한번 더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때 다시 둘째아이가 열이 올랐고, 그 가족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겨우겨우 비행기에 탑승했다.

참고로, 대한항공에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하러갔다가 비행기를 탑승시키지 않으려는 승무원과의 실랑이 속에 비행기를 못탈뻔 했다.

처음으로 비행기 출발 직전 비행기에 탑승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휠체어 서비스는 사전에 신청해야지, 공항에서 바로 신청하려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 주의해야한다.




그런 우여곡절 속에 우리는 한국으로 향했다.

둘째아이는 비행기 시간 11시간 내내 기침을 하고 누워있었다.

한국에 도착 후 집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나에게는 또 다른 숙제가 생긴 것 같아 머리가 무거웠다.


그러나 누군가 그러지 않았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한번 해보자

캐나다 라이프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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