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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다름 코치 Jan 19. 2022

사춘기와 사십춘기의 공통점

올해 중3이 되는 첫째 아이가 친구 고민을 털어놓았다.

굳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데 늘 자신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친구의 고민을 듣다 보면 오히려 자신까지 힘들게 한다는 이야기였다.

친구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는 아이의 공부 이야기로 넘어갔다.     


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라고 늘 이야기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 해도 내가 어떤 일에 관심 있고 더 깊게 알고 싶은지를 알아야 공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나의 관심분야를 찾으면 좋지만 무작정 관심 있고 해보고 싶은 게 없다고 하니 그 또한 답답할 노릇이다.   

  

평소에 영화나 웹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분야인 것 같으니 영상에 대한 공부나 또는 본 것들을 SNS로 기록하거나 학생이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해보라고 조언해줬다.

하지만 그렇게 시도해볼만큼 좋아하는 분야는 아니라고 한다.     



아이가 재작년부터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시작해 25킬로 감량에 성공했다.

엄마인 나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극찬할 만큼  의지가 대단하다고 말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그 주제에 대한 것을 공부하거나 실제로 도움을 주는 청소년 다이어트 코치나 건강 관련된 것을 경험해보라고 하니 그것도 싫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르고, 자신의 방법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 섣불리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반면 둘째는 무조건 해 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바로 실행해본다.

본인이 관심이 가면 일단 도전한다. 

시도하면서 어렵거나 힘들면 주춤하긴 하지만 본인이 관심 가는 분야라면 끈기 있게 파고들고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그런 분야가 지금은 많아서 고민할 만큼 첫째 아이와는 반대다.   

  

정반대의 성향인 두 아이를 보면 내 입장에선 둘째가 편하다.

하고 싶은 것을 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함께 응원해주면 된다.     

하지만 첫째는 이야기하면서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엔 잘 들어주기만 하면 될까 싶었다가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도돌이 노래처럼 반복되는 이야기만 하다가 힘이 빠진다.     

  

결국 나는 이렇게 말하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엄마는 무조건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

엄마가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주는 건...

네가 그렇게 하지도 않겠지만...

결국 네가 찾아가야 하는 길이거든.

대신 무조건 공부만 하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긴다면 망설이지 말고 언제든 엄마한테 얘기해주면 도와줄께."



이렇게 아이와 긴 대화를 마치고 책상 앞에 앉으니 지금의 내 모습과도 비슷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흔이 넘어서도,

그동안 수많은 경험을 해왔으면서도,

여전히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하고 있으면서도 잘하고 있는 건지.

이 길이 맞는 건지 고민할 때가 많다.     


어쩌면 이 고민은 진로를 찾기 위한 청소년이어서, 취업 준비생이라서 해야 하는 고민이 아닌... 

인간이 살아가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그런 가운데 성장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역시 작년부터 또다시 새로운 일을 찾고 경험하고 있다.     

다양한 직무 검사와 강점 찾기, 그리고 성향 분석, 심리 검사 등등등...

나를 객관적인 지표에 넣어 결과를 보고 내가 그런 사람이구나...라고 알아가는 과정도 세상에는 참 많지만...

결국 내 안에 답이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알기에 고민보단 실행을 선택해본다.    

 


첫째 아이의 성향은 둘째와 달리 생각이 깊다.

지금은 비록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기 어려워하지만...

고민이 깊은 만큼 자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멋지게 찾아나갈 것이라 믿는다.     


부모는 결국.

아이의 인생을 찾아주는 사람이 아닌 그저 옆에서 살짝 도움을 주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그 안에 엄마의 사심 담긴 조언이 아닌 아닌 진정으로 아이의 인생을 응원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눈이 펑펑 내린 날.

다시 한번 창밖을 보며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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