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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다름 코치 Apr 30. 2021

초고를 다 쓰다

글쓰기하며 일어난 삶의 변화

작년 10월 22일부터 책을 쓰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 드.디.어 오늘! 초고를 다 썼다.

글알못(글쓰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이었던 내가 책을 써보겠다고 시작해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책쓰기는 '출산'과 같은 기분이다.

아무것도 모른 체 첫째를 낳아 힘들게 키우고,

시간이 지나 힘든 걸 잊고 또다시 둘째, 셋째를 낳는 기분일 것 같다.

-열정메이커의 개똥철학-



"글쓰기 이전의 삶"


나는 작년 상반기까지 글쓰기 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독서는 필요한 서적을 찾아 가끔 하는 정도였고, 

글쓰기는 매일 집중해서 하루하루 일하는 것도 바쁘고 힘든데...

굳이 글쓰기까지 하고 싶은 마음의 여유는 더 없었다.


하루 동안 열심히 일하고 집에 오면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 술 한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고, 그러다 피곤함이 밀려오면 금세 자기 바빴다.


다행히? 나는 밀리는 출근길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까워 매일 7시 전에 회사에 도착해서

여유 있는 아침을 보내곤 했다.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점검하고,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하며 아침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써보려고 노력하는 정도의 삶을 살았다.


쉬는 날도 새벽 시간은 한 주의 업무를 정리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며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만 하며 지냈던 것 같다.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함께 어디라도 다녀오거나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지며

그저 '사는 대로 생각하며 지내왔던 삶'을 살았다.



"인생의 새로운 도전, '책 쓰기'를 결심하다."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최선을 다해 살면...

꿈이 이루어질 것 같았다.

이런 마음으로 일만 열심히 하면 막연히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뛰는 세일즈 분야의 일보다 20대부터 그려온 나의 꿈은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이 최선이라는 합리화를 하며 버텨왔다는 것을...

작년 가을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를 통해 내 마음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여태껏 마음속에 꿈을 간직한 채 막연히 언젠가 그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만 했을 뿐...

실제적으로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솔직하고 깊숙한 내 마음을 보고 나니

'이제는 더 이상 내 꿈 앞에서 물러서지 말고 직접 부딪히고 나아가 보자.'라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그리고 덜컥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 '내 책 쓰기'를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만두고 싶었던 여러 번의 위기들..."


역시나 덜컥 시작은 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수없이 느끼게 되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작가님들도 어렵다고 하는 이 일을...

여태껏 미천한 독서량과 글쓰기를 해보지 않은 경험으로 나의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제대로 실감하기 시작했다.


초고를 쓰는 가운데 기존 회사를 그만두었고, 다시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하며 큰 변화가 찾아왔다.

회사를 옮기며 교육을 받아야 했고, 새롭게 시작하는 업무에 적응하기도 바빴던 1월을 보내며 

책 쓰기로 마음먹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물론 나보다 더 바쁘고 힘들게 지내며 글을 쓰는 분들도 많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마침 새롭게 시작한 일을 핑계로 어려운 글쓰기를 다음으로 미루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고 말하는 것이 그 당시의 솔직한 내 마음이었다.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막막함부터 밀려와 썼다 지웠다만 1시간을 하다가 결국 자리를 뜨게 되는 시간도 참 많았다.

마음속에서는 '책 한 권 쓴다고 얼마나 내 인생이 달라지겠어?'

'그냥 지금 하던 일 더 열심히 하며 돈 벌고, 나중에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써보지 뭐...'

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며 다시 나를 돌아보고, 꿈을 향해 마음을 다잡는다."


여태껏 육아 때문에,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현실적으로 하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꾸 우선순위에서 내 꿈을 미루고 있었다는 것을 힘들게 한줄한줄 글을 

써 내려가며 확인할 수 있었다.


몇 달간 깊게 고민했고, 이제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해놓고...

또 현실이 안 따라준다며 핑계 대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한마디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네가 이루고 싶다는 꿈... 간절한 거 맞아?'

스스로에게 물었다.


세일즈 매니저를 하며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함에 있어 목표의식을 갖고 위기가 찾아와도 잘 이겨내야

한다고 교육을 했었다.

수많은 실패의 경험이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말했으면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나약한 마음으로 물러서려는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다시...

새벽에 눈을 뜨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글감을 찾기 위한

생각만 하며 지내는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책을 쓰기 위한 행위였던 것 같지만 

아주 소소한 일상부터 나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는

큰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도전한다."


초고를 다 쓰면 정말 날아갈 듯 후련할 줄 알았다.

하지만 오전에 마지막 꼭지 글을 마무리하고 나니 생각만큼 신나는 감정은 아니었다.


이제 겨우 초고를 썼을 뿐...

앞으로 더 내 글에 몰입하고 가다듬어야 할 퇴고 작업과, 탈고, 그리고 출판사 투고까지....

어쩌면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에 '후련함'보다는 '묵직함'이라는 감정이 지금의 가장 솔직한 내 마음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아주 작은 발걸음 하나를 떼어봤고, 걸음마를 처음 하려고 잔뜩 긴장한

아이의 모습과 같다는 표현이 딱 적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또다시 도전'을 한다.

지금껏 글 쓰며 느꼈던 힘든 감정과는 또 다른 실패와 위기도 분명히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

글쓰기 하며 물러서려 했던 그때보다 내 마음은 더 단단해지고 있다.



하나하나 마음을 다해 발걸음을 떼다 보면...

어느새 뛸 수도 있고, 훨훨 날 수 있는 그날을 상상하며...

일주일은 초고를 다 썼다는 기쁜 마음을 충실히 느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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