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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완 Aug 31. 2017

글 잘 쓰는 마케터가 되는 법?

글쓰기 관련 도서 6인6색 독서 후기

*스터디 4회차 후기는 사진을 좋아하는 '니나'가 작성했습니다. 


다소 즉흥적으로 참석하게 된 스터디 모임이 벌써 4회차를 맞았다. 멤버들과의 케미도 케미지만, 매번 색다른 공간에서 진행하는 모임이기에 반쯤은 놀러 가는 듯한 기분으로 기다리게 되는 스터디다. 선유도 ‘카페 아담 스튜디오’에서의분위기 폭발 <사회 초년생들, 마케팅에 물들다> 스터디 3회차 모임에 이어 이번에는 이태원 파티룸 ‘Mave’를 8월 스터디 장소로 낙찰했다. 해방촌 골목에서 남산타워로 이어지는 뷰를 자랑하는 루프탑과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엌 공간이 있다는 점(을 빙자해 와니의 숨겨진 요리실력을 봉인해제할 절호의 기회)이 아마멤버들의 신속한 결정에 한몫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스터디를 했던 공간은 대략 이런 느낌의 아늑한 안방. 가구나 소품이 감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스터디의 주제는 바로 ‘글쓰기’. 각자 글쓰기에 대한 책을 하나 읽고 감상을 공유하기였다. 이미지난 몇 번의 후기에서도 느꼈지만....(아마도 나 빼고) 다들한 글쓰기 하는 멤버들인지라, 더욱 ‘좋은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인지, 지난3차 모임에서 다음 스터디 주제를 정하며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부터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었다.


▲요즘 대세는 책맥


개인 취향에 따라, 필요에따라 선정한 책은 아래에 사진으로 선 공개한다. 


▲이북 아니면 읽지 않는다는 행크의 지론에 따라 인증샷도 요로케


<힘있는 글쓰기(당신의 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가장실용적인 글쓰기 매뉴얼>, 피터 엘보 저

<당신의 글에 투자하라(리더를 완성하는 표현과 소통의 비밀)>, 송숙희 저

<기자의 글쓰기>, 박종인 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저

<문장강화>, 이태준 저

<소설가의 일>, 김연수 저



좋은 글의 탄생은 퇴고에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별 : <문장강화>, 이태준 저


글쓰기의 바이블로 불리는 고 이태준의 저서. 1900년대 초 조선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구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집필년도가 년도이니만큼 문장들이 다소 예스러운 면은 있으나 글쓰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돋보였다. 별이위 책을 읽으면서 꼽은 하이라이트는 퇴고의 중요성. 저자가 글쓰기에 있어 특히 역설한 대목이기도 하다. 


퇴고가 중요하다는 것은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귀에 굳은살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퇴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은 의견이 참으로 분분한 듯 했다. <문장강화>의 저자가 제시한 퇴고의 문법은 ‘중얼거리며 고치지 말 것’과 ‘앉은 자리에서 고치지 말 것’.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나 또한, 수없이 많은 보도자료를 고치며 겪어왔던 것처럼 몇 시간간격을 두고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고칠 점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은 십분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얼거리며 고치지 말라’는 팁에 대해서는 팀원들의 의견도 꽤 갈렸는데, 소리 내어 읽어봐야 어색한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의견다수였지만 그러다 보면 자칫 집중하게 되어 텍스트상의오류를 놓치기 쉽다는 첨언도 있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한 가지 확실한 건, 완벽한 글쓰기 해법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  


“(글을 쓸 때는) 처음의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등학생의 글이 문법은서툴러도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솔직함 때문이다. 처음의 생각과 신선함을 유지할 것. 처음 그 느낌을 선명하게 스스로에게 각인시킬 것.”


역시나, 좋은글이란 문장과 단어, 스타일에 상관 없이 본인의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낼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좋은 글과 좋은 상품은 다르지 않다

니나 : <기자의글쓰기>, 박종인 저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다 보면 이래저래 가장 많이 접하는글이 아무래도 기자의 글, 기사일 수밖에 없다. 눈에 쉽게들어오고 읽기도 술술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임을 대행사를 다니며 새삼 깨닫는 순간이 많다. 단순해보이는 보도자료도 직접 쓰게 되면 창작의 고통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다. 하물며 신문 지면의 절반을차지하는 장문의 기사는…그 빼곡한 글 뒤에 숨은 기자의 피땀이 느껴지는 듯하다. 


근무환경이 이러한지라,이번 스터디를 준비하기 위해 서점에 가서 고른 책도 <기자의 글쓰기>였다. 숙명과도 같은 선택이라고나 할지, 하여간 소설가는 차치하더라도 소위 글 잘 쓴다는 기자의 무릎만큼이라도 따라가고 싶은 게 소망이다. 


저자 소개를 잠깐 하자면, 1992년부터 조선일보에서 근무한 베테랑 기자다. 20여년이 넘는경력자이니만큼 기자의 글, 즉 ‘깔끔하고’ ‘담백하며’ ‘논리정연’하고‘팩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글에 대해 잘 소개 해줄 것이라는기대가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글의 요소는 ‘쉬움’, ‘짧음’ 그리고‘팩트’ 세 가지다. 책전반에 걸쳐 ‘팩트’에 대한 중요성을 거의 강박에 가깝도록강조하는 점도 기자답다 싶었다. 이에 더해 나름대로 신선하게 느껴졌던 주장은 ‘글은 상품이다’라는 대목이었다. 기사의본질은 ‘남에게 읽히기 위한 것’. 따라서 소비자, 즉 독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쉬운 글이 좋은 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 덤으로 ‘독창성’이 있어야하는 것은 기본이다. 정리하자면 다음 네 가지를 충족하는 글이 ‘좋은글’이다.


1)이해하기쉽다.

2)문장구조가어렵지 않고 단순하다.

3)참신한생각이 담겨있다.

4)구체적인소재를 깊이 파고든 글이 좋은 글이다.


그렇다면, 좋은글, 쉬운 글을 쓰기 위한 해법으로 저자는 무엇을 들었냐고? 다음을 참고하시길. 


1)절대인쇄물에서 흔히 본 건 쓰지 않는다. 

2)짧은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3)능동태를쓸 수 있다면 절대 수동태를 쓰지 않는다.

4)일상생활용어로 대체할 수 있다면 과학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5)대놓고상스러운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다면 앞의 원칙들을 깰 수 있다.


한편 이 책도 ‘퇴고의중요성’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고 있다. 저자는 반드시 입으로소리 내어 한 번씩 읽어볼 것을 권한다. 글 이전에 말이 있었고, 글이란문자화 시킨 ‘말’이므로 쉽게 쓴 글은 쉽게 할 수 있는말과 같다는 것이 주장이다.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도글의 호흡과 말의 호흡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글은 상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잘 만든 상품이 좋은 상품이듯이 독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이 좋은 글이다.”


마케터의 가장 강력한 무기, 커뮤니케이션

와니 : <유시민의글쓰기 특강>, 유시민 저


스타트업 마케터의 자질로서 빼놓을 수 없는게 커뮤니케이션능력일 텐데, 메일 쓰는 법과 같이 보다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론이 없을지 찾던 끝에고른 책이라고 한다. 


동완은 글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일이 잦은 사회 초년생이라면단연 이 책을 추천도서로 꼽을 것이라고. 글을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쉽게 설명해 놓아서 좋았다고 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글쓰기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1) 전달하고자하는 정보를 명확하게 담기

2) 말을하듯 자연스럽게 글 작성하기

3) 짧게글을 쓰기

4) 어려운단어 쓰지 말기, 어휘 선택 잘하기


첫 번째는 굳이 길게 풀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할 원칙일테고, 두 번째 원칙은 이미 위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루었으니 세 번째에 대해 조금 더 풀어볼까 한다. 내가 글을 쓸 때도 특히 주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짧게 글을 쓴다는 것. 물론 문학적으로는 ‘만연체’니‘하드보일드 스타일’이니 수많은 문체가 존재하고 또 개인의 호불호도 뚜렷하나, 기본적으로 정보 전달의 성격이 강한 글이란 ‘단문’이어야 효과적일 것이다. 다소 사무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나만 하더라도 원하는 바를 정돈된 문장으로 간결히 써 보낸 업무 메일이 훨씬 효율적으로 느껴진다. 


"글은 단문이 좋다. 문학작품도 그렇지만 논리 글도 마찬가지다. 단문은 그냥 짧은 문장을가리키는 게 아니다. 길어도 주어와 술어가 하나씩만 있으면 단문이다.문장 하나에 뜻을 하나만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 주어와 술어가 둘이 넘는 문장을 복문이라고한다. 복문은 무엇인가 강조하고 싶을 때, 단문으로는 뜻을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때 쓰는 게 좋다."


짧은 글이라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전달하고 싶은 정보량이 100일 때, 10만큼의 문장 안에 그 정보를 다 담는다는 것은 여간내기가 아니어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정보와 논리를 압축하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인데, 가장 중요한압축 기술은 두 가지로 좁힐 수 있다고 한다. 


1) 문장을되도록 짧고 간단하게 쓴다. 

2) 군더더기를없앤다


와니가 정리한 업무에 활용할만한 인사이트는, 첫째, 메일 글의 보내기 전, 글의구조를 생각하고 빠르게 작성하는 연습을 할 것. 둘째, 메일글을 작성하는 시간을 최대한 아껴서 다른 중요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벌 것. 셋째, 빠르게 쓰고 말로 읽어보며 어색한 부분 수정할 것. 


특히 시간이 자산인 직장인에게 있어, 글쓰기는 상대방과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력을 키우는 것이 필수라는 점을 느꼈다고. 동완의 말처럼 생각과 주장, 정보가 잘 담긴 메일 글은 나의 실력을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글을 잘 써야 하겠다. 


“키가 자라고 몸이 커지고 정신이 성장하면 예전에 입던 옷이 작아지고 예전에하던 놀이가 유치해 보이는 것처럼, 글이 늘면 석 달 전에 쓴 글이 유치하고 서툴고 엉성해 보인다.”


무엇이 좋은 글인가, 과연글쓰기의 절대 법칙이라 할 만한 것이 있는가를 두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쯤에서 사실 나는맛있는 냄새 때문에 집중하기 힘들었다는 걸 고백해야겠다. 본인 파트를 마친 동완이 야심 차게 사온 식재료를풀어 저녁거리를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 여러분 저희 스터디멤버가 이렇게 능력자입니다. 올리브유, 리코타치즈, 바질페스토 등등 이름만 들어도 범상치 않았다. 원래 그런건 이탈리안캐주얼 다이닝 어쩌고 하는 레스토랑 셰프가 쓰는거 아니었어? 프리뷰 정도로 맛본 브루게스따는…후기를 쓰는 지금도 침 고이게 만든다. 당일 스터디 멤버들의 반응도폭발적이었다. 


하여간 파티룸 가득 퍼지는 고소한 올리브유 향기로 코를 흠뻑 적시며, 다음 타자인 태웅의발표를 듣기로 한다.


▲요리하는 남자의 뒷모습이란


자네,‘글잘쓸’이 되고 싶은가?

태웅 : <당신의글에 투자하라>, 송숙희 저


몇 번의 지난 후기에서도 언급 되었지만,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는 AE답게 태웅의 장표 작성 능력은 가히 엄지열 두개가 아깝지 않은 수준. 매번 금요일 밤이 돼서야 겨우 파워포인트를 실행하곤 하는 나를 본의 아니게깊은 반성을 하게 만드는 멤버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역시 심플하면서도 감각적인 장표에 숙연해지고 말았다.


태웅이 정리한 자료는 <당신의글에 투자하라>라는 책을 바탕으로 했다. 전반부는 유명한위인들의 글쓰기에 대해 소개하고, 후반부는 저자 본인이 정리한 글쓰기 기법을 다뤘다고 한다. 


글쓰기에 무너지는 이들의 증상으로 저자는 세 가지 요소(팩폭)를 꼽았다. 첫째, 뭘 써야할지 몰라 머리가 아파온다. 둘째, 첫 줄을 쓰고 나면 더 쓸게 없다. 셋째, 기껏 썼더니 뭔 얘긴지 모르겠다…는 내 이야기다. 


나도 내심 느끼는 바지만,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하나, 글쓰기를 멀리해왔다. 둘, 평소잘 쓴 글을 접해본 적이 없다. 셋, 글을 쓰기 전에 생각을하지 않고 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해야 하나? 답은 바로 WHAT을 고민하는 것에 있다. 


Why: 왜이 글을 쓰는가?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 읽는 이에게 어떤대가를 줄 것인가

Hook: 읽지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흥행의 기술, 독자의 의식을 휘어잡는 요소가 있는가?

Audience: 읽는 이는 누구인가. 이름하여타겟, 어떤 환경에 처한 어떤 이가 이 글을 읽는가

Trigger: 읽는 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떻게 행동하길 바라는가


내가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은 첫 번째다. 글을 쓰는 본인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글을 쓰기 시작한다면, 목적을잃은 글이 될 수밖에 없다. 내가 글을 통해 가리키고자 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명확히 알고 첫 문장을쓰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점이다. 글쓰기의 개요를 잡는 작업이 그래서 중요할 것인데,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잡는 것이 건축으로 따지면 건물의 설계도이자 터 다지기 작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심플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장표…!! 원래 이런 게 제일 어려운 거 다들 아시죠?


홍보회사 AE로서골머리를 앓는 작업이라면, 또 기획기사 쓰기가 있겠다. 여의치않은 경우 가보지 않은 여행지에 대해 영혼을 갈아 넣은 듯 생생한 문장으로 서술해야 하고, 먹어보지않은 음식과 써보지 않은 제품에 대해 기획기사를 써야 할 때가 왕왕 있는데, 그런 글을 쓸 때의 화룡점정은헤드라인 잡기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는 메일을 하나하나 클릭해 보기엔 시간이 넘나 부족한 기자들의눈에 확 들어올 헤드라인! 광고인 걸 알면서도 클릭하게 되는 ‘연예계소문난 피부미인 누구누구가 추천하는 인생 꿀템’이나 ‘나만모르는 동남아 인생 여행지’어쩌고 하는 제목처럼 누를 수밖에 없는 마성의 헤드라인을 꼽는 비법… 어디 없나. 그런데 가만 보면, 뇌리에 훅 꽂히는 글 제목은 어느 정도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감으로는 알 것 같지만 의외로 딱 떨어지게 정리하자니잘 모르겠는 ‘독자를 유혹하는 제목만들기’. 

태웅이 준비한 예시까지 덧붙여 여기에도 공유한다.


1)유명인을 끌여들여라

- 오프라, 힐러리, 비욘세 등 스타들이 알려주는 부와 명예의 비밀

- 스티브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하라


2)뉴스를 포함시켜라

- 당신을탐하게 만드는 자기소개서

- 자기소개만점 받은 별이의 노하우

- 글 잘쓰면 대학 잘 간다?


3)도대체 그게 뭘까?

- ‘당신은모르지만 성공한 이들은 알고 있다?’ 대체 그게 뭘까?

- 와니의파스타 강의, 그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파스타는 무엇일까?

- <네이처> 국내 연구진 논문, 8년 만에 돌연 취소 왜?


4)독자의 이익을 제시하라

- 여성 CEO 25인이 말하는 ‘나만의 시간&인맥관리, 자기관리 노하우’

- 잘 나가는반려동물 애호가 라꾸의 인터뷰 ‘슈가글라이더 잘 키우는 법’


5)숫자 제목으로 눈길을

- 행크 에옴이추천하는 보라카이 음식 5가지

- 니나가알려주는 아몬드의 효능 7가지

- 김경문감독의 등번호 74번의 비밀


6)말도 안 되는 말

- 무화과는없다?

- 영어공부절대로 하지 마라


지금도 헤드라인 하나 쓰려고 요새 핫하다는 아이돌 노래가사부터 각종 유행어며 패션 잡지까지 뒤지던 나의 지난 나날들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 하다. 이런팁을 미리 좀 알았더라면…엉엉.


이외에도 글쓰기의 실용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실제로써먹을 수 있는 깨알 꿀팁들이 많아 다 소개하고 싶지만, 여기다 다 써버리면 저자가 책을 쓴 이유가없어지니 꼭 사서 읽어보라는 추천의 코멘트로 갈음하고 다음 타자로 패스. 



때로,마케터에게는 감성의 언어가 필요하다

병혁 <작가의글쓰기>, 김연수 저


특이하게도 병혁이 골라온 책은 유명 소설가 김연수의 책이었다. 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책들을 골라온 멤버들이 많았기에 처음엔 다소 의아했지만, 병혁의 소개말에 이내 수긍하게 됐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나 ‘슬로건’을 뽑을 때에는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비유나 상징을 통해 표현하곤 한다. 또 마케팅을 해야 하는 대상을 가지고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비유,상징, 스토리텔링 등을 기품있고 세련되게 담아내고 있는 것이 바로 ‘소설’이다. 오디언스로하여금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소설을 쓰는 방법에대해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 책 <소설가의 일>을소개해보려 한다”


결국 마케터의 일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일 것이다. 그런 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수단으로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어쩌면 소설가의 언어와도 맞닿아 있는지 모른다.


문학적 글쓰기의 특권은 실용성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것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더욱 풍부하고 자유분방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듯 하다. 문학에는 업무 메일을 쓸 때와는 분명히 다른 글쓰기의 문법이 통용되고, 소설의문장을 소설답게 만드는 요소는 오감을 자극하는 단어와 다채로운 어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혁이 공유한 인사이트 네 가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문장’과 ‘사전’에 대해 저자가 말하는 바에 나 또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자기가 쓰는 문장이 소설에합당한 문장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맡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보고 손으로만질 수 있는 단어들로 이뤄졌다면, 소설 문장을 쓰고 있다. 하지만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도 없고, 만져보게 할 수도 없는 단어들로 이뤄져 있다면 소설이 아니라 다른글을 쓰고 있는 셈이다…(중략) 그렇다면 소설가란 정확한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리라. 화가가 울트라마린과 인디고를 구분할 수 있다면, 소설가는 '휘청거리다'와 '지벅거리다'를 구분할 수 있어야만 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소설가로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단어의숫자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사한 단어 사이의 섬세한 차이를 알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유사한 단어 자체를 모르는 소설가란 색의 미세한 차이를 알지 못해 하늘을 그저 파란색으로만 그리는 중학생과 같다.”


최근 종영한 <알쓸신잡>에서도 ‘소설가의 일은 단어를 수집하는 일’이라고 김영하도 그랬던가? 작은 수첩에 빼곡히 단어를 적어내려가던그의 모습을 보고, 과연 타고나길 소설가구나 싶었다. 그간은단어를 어떤 수집의 대상으로 여겨본 적이 없었으므로. 언어는 생각을 담아내는 도구라는 점에서, 적확한 단어의 사용은 좋은 문장의 생명일 수밖에 없다. 



글쓰기에는 쏘울을 갈아 넣어야 한다

행크: <힘있는글쓰기>, 피터 엘보 저


이 책에 대한 추천사와 서평이 아주 강렬하다. 무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by Naver)이란다. 그런데 행크의 말로는 글쓰기에 대한 테크닉보다는‘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해준 책이라 추천하고싶다고 한다. 


“글을 쓰는 작업은 영적인과정이다”


힘을 가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쓰는 사람의 쏘울혼이담겨야 한다는 것. 이게 무슨 에밀레종 같은 소린가 했는데, 나부터도친한 지인이나 가족의 조언만으로 습관 고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얼굴을 보지 않고 글만 써서 한번 보지 못한 누군가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쏘울 정도는 갈아 넣는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물론 글쓰기에 임하는 창작자의 태도 외에도 좋은 인사이트가많이 있었다. ‘창조하기’와 ‘비판하기’를 구분할 것. 


“글을 쓸 때에는 창조의 과정과비판의 과정을 분리해야 한다. 글쓰기에는 너무 달라서 서로 충돌할 때가 많은 두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창조하기’와 ‘비판하기’이다.”


다시 말해, 글쓰기에는말과 생각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기술과 어떻게 쓸지 결정하기 위한 비판능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중요한 것은, 창조의 단계와 비판의 단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글을쓸 때에는 어떤 것에도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것. 나쁜 것을 걸러내려고 하면 창작의 단계에서만나올 수 있는 잠재력을 억누르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비판의단계, 즉 퇴고의 단계에서는 철저히 비판적인 시선으로 글을 봐야 한다.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은 사족이 된다. 


“오직 여태까지 생산해낸 생각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에만 집중해야 멋진 글을 탄생시킬수 있는 것이다.”


좋은 글쓰기를 글로만 배울 순 없다!

사실 세상에 좋은 글쓰기 책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글을 글로 배우는 것만큼 남는 게 없는 일이 또 없을 듯 하다. 수학공식을 배우면 문제 풀이에 써야 하고, 좋은 글 쓰는 방법을 배웠으면 실천해야 남는 장사니까 말이다. 


일단 음...나는이 글을 퇴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 스터디를한 파티룸 Mave에 대해 궁금해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스터디 후에 이어진 막간의 루프탑 타임 내용도덧붙인다. 나갈 시간이 임박해버려서 길게 즐기지 못해 아쉬웠지만, 경사로를따라 이어지는 해방촌 골목에 내리는 저녁 어스름과 조명이 들어온 남산타워의 모습, 옥상에 밝혀진 전구불빛이 여름날 저녁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줬다. 


▲저 전구 조명이 신의 한수


두 달차 이직 새내기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지쳐 있던 요즘, 한여름밤의 리프레쉬를 선사해준 스터디 멤버들과스클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껏 신남 히히


조금 더자세한 파티룸 후기가 궁하다면 여기로! (와니의 파티룸 후기 링크)

http://leedongwan.com/221064085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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