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경 울림 Nov 18. 2024

앞으로 맞닥뜨릴 우리 사회상이 가장 두렵다

'시편 27편' 찬양의 노래

다윗에게도 두려움이 있었다. 하나님 앞에서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단언하는 모습에서 역설적으로 엿보인다.


'1 여호와는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피난처이신데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아마도 사울왕이겠지? 자신을 옥죄어 오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인물. 그렇기에 다윗은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바로 응답해주시지 않아서 고통스러웠고 때로는 피할 상황과 용기를 주셔서 담대해질 수 있었다.

'5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나를 성전에 숨기시고 그의 처소에서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시며 나를 높은 바위 위에 두시리라.'

다윗의 시편을 묵상하려니 이런 질문이 든다. 오늘 나의 환난은 어떤 상황일까?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를 죽이려 하는 실체는 누구인가? 이것을 분명히 이해하지 않고서 다윗의 고민을 느끼는 일은 피상적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움츠러들고 어울리지 못하는 내 모습이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 성숙하지 못한 내 모습이 나올 때마다 어머니와 누나들이 교회 다니는 나를 비난하고 미워하던 상황이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지금 나는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우리 사회상이 가장 두렵다.

교육 기회와 사회 인프라 비대칭으로 인해 계층화가 공고해지는 사회, 지방은 소멸되고 서울만 사람이 미어터지면서 땅 값은 치솟고 미친 임대료가 형성되는 사회, 더 먹고 마시고 소비를 해야 해서 오염된 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사회.

타이타닉이 침몰하고 있는데 널빤지 조각 하나 붙잡았다고 안심하며 끌끌 대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두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위기의 징후 앞에서 방향을 틀지 못했다. 위기가 현실로 드러나고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지만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황금기는 지난 것 같은데... 밝게 타올랐던 불꽃도 이제 사그라드는 것 같은데.. 그 시기를 조금이라도 맛보았던 나는 그 대가를 치르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 자녀 세대들은 무슨 잘못인가? 우리 해나는 왜 아빠가 엎질러 놓은 식탁에서 음식을 주워 먹어야 할까?

혹자는 세상은 항상 위기를 극복해 왔고, 사회는 항상 발전해 왔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러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믿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죽기 전까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전 26화 성경에서 '죄'라는 단어는 언제 처음 나올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