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지어진 | 어떻게 짝지어진 것인가에 답이 있었네

2025. 9. 13 作 (공존)

by back배경ground

동물과 식물이 이 땅에 모습을 드러낼 때
암컷과 수컷 암술과 수술로 짝을 이뤘다
사람도 혼자 있는 모습이 좋지 않으셔서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짝을 만들어 주셨다

사람이 이렇게 만들어진 존재여서 인지
사람이 만든 물건들도 짝을 이루고 있다
짝을 이루는 모양새는 저마다 다르지만
약간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양말, 신발, 귀걸이, 고무장갑, 무선이어폰
오른쪽 왼쪽이 역할을 반반 나누고 있다
한쪽만 하면 한 것도 안 한 것도 아니지만
짝이 없으면 방치되거나 버려지게 된다

열쇠 자물쇠, 스위치 전등, 지렛대 받침점
서로 다른 두 쪽이 완전한 결합을 이룬다
각자 백 퍼센트 자기 역할을 해내야 하고
짝이 없으면 자기 존재도 성립될 수 없다

숟가락 젓가락, 물병 물컵, 키보드 마우스
한쪽의 약점을 다른 쪽이 채워주고 있다
짝이 없어도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함께 있을 때 절묘한 서커스를 보여준다

실 바늘, 책상 의자, 이불 베개, 연필 지우개
같이 해야 할 일과 각자 해야 할 일이 있다
양 쪽이 함께 있는 경우가 자연스럽지만
떨어져 있을 때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만든 이가 만든 것에 형상을 새겨 놓듯이
물건들 속에는 우리 형상이 담겨 있는데
짝이 맞지 않다며 인상 쓰는 우리 서로는
어떠한 모양새로 짝지어진 사이였을까?


(4+16+16x4x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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