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중재자가 되어 사람들을 하나님과 연결시켰다
'시편 4편' 도움을 구하는 저녁 기도
그동안 관찰해 본 결과 다윗은 신실한 예배자이면서도 리더로서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군중의 감정을 관리하는 타이밍을 알고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제스처를 할 줄 아는 것 같다.
다윗을 따르는 사람들 중에는 소위 부랑아였던 사람들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 아마도 하나님을 향한 마음도 별로 신실하지 않던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모인 사람들을 데리고 험한 광야 생활을 오래도록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리더의 역량이 바탕되었기에 가능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시편 4편의 제목이 '도움을 구하는 저녁 기도'이니, 이러한 상상을 해본다. 어느 날 저녁에 다윗은 전체 군사들을 한 자리로 모이게 했다. 정식으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니 간단한 의식을 가진 후에 그가 준비해 온 기도문을 펼쳐서 읽는 것이다.
그 당시 다윗을 따르던 사람들은 지칠 대로 지치고 불안정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다. 삶의 여유가 없어지고 말이 거칠어지더니 급기야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서로가 서로에게 급기야 다윗에게까지.
그래서 우선 모든 군사들을 하나님 앞에 불러다 놓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고 나서 다윗은 리더로서 지적하고 싶은 말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문제 상황 바로 앞에서 지적하지도 않았고 문제를 일으킨 특정인을 거론하지도 않았다. 인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선택사항들을 내려놓고 품격 있는 방식을 택했다.
바로 자신이 중재자가 되어 각각의 사람들을 하나님과 연결시킨 것이다. '4 너희는 화가 난다고 죄를 짓지 말아라. 자리에 누워 조용히 생각하며 너희 마음을 살펴라. 5 여호와께 옳은 제사를 드리고 그를 신뢰하여라.'
게다가 책망으로 기도를 끝내지 않고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7 주께서는 그들이 풍작을 기뻐할 때의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을 내 마음에 채워 주셨습니다. 8 내가 편안하게 누워 잘 수 있는 것은 주께서 나를 안전하게 지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도문을 듣고 스스로 겸비하지 않는 군사들이 있었을까! 내가 혼쭐을 내려고 하지 않고 중재자가 되어 하나님과 연결시키는 것, 내가 반드시 배워야 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