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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orba Oct 07. 2023

<프리워커스> 일에 대한 그들만의 메시지를 브랜드로

브랜딩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번 토스팀의 유난한 도전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스토리는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프리워커스 책에 담긴 모베러웍스 (MO BETTER WORKS) 회사의 이야기는 다른 의미로 신선했다. 나는 언제나 세상에 없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어내는 스타트업만 생각해 왔는데, 이 회사는 세상에 없는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라인 플러스에서 일하던 두 사람은 본인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퇴사를 하게 된다. 그로부터 꾸준히 기록하게 된다. 본인들의 일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유튜브에 담고, 매주마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브런치 매거진에 적는다. 이 모든 기록들이 현재 본인들을 있게 한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기록을 되돌아보며 참신했던 아이디어를 브랜드에 녹이기도 하고, 이 기록들을 통해서 본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판매한다.


나도 최근에 브런치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습관을 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날 들었던 잡다한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면서 추상적이었던 것들이 점차 형태를 갖춰나가는 게여간 쏠쏠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기록을 하는 이유는 딱히 없다. 프리워커스에 나온 사람들도 처음에는 별 이유가 없었다는 것에 큰 위안이 된다. 이러한 기록들이 하나둘 모여서 구체적인 무언가로 형상을 갖추리라 믿어 의심치 않다.


그들은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브랜드이다. 누구보다도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들이 생각하는 '일'에 대한 메시지를 브랜딩 하여 판매하고 있다. A.S.A.P (As Slow As Possible), D.N.C (Do Nothing Club). 그리고 모베러웍스와 함께 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브랜드를 구매한다. 왜? 그것이 그들을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이 되니까.


사람들이 소비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정말 필요해서. 과시하기 위해서. 남들을 따라 하기 위해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그러나 종종 어떤 이들은 상품이 지닌 가치를 소비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서 소비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이것을 멋있는 소비라고 부른다. 이러한 소비는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견고하게 하고, 만족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나도 항상 일시적인 행복만을 가져다주는 소비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최근에 구매한 조던 1 시카고와 베스파는 다르다. 나는 조던 1 시카고라는 신발을 구매함과 동시에 넷플릭스의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시리즈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나의 경험을 샀고,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주는 메시지를 샀다. 나는 베스파라는 스쿠터를 구매함과 동시에 이탈리아의 클래식 디자인을 샀고, 내가 갈망하는 자유라는 가치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아마 모베러웍스는 이런 점을 본인의 브랜드에 녹여낸 게 아닐까 생각한다. 모베러웍스의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티셔츠나 후드티를 구매한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생각하는 '일'을 구매한 것이다.


N의 성향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나는 책을 잠시 덮어두고 생각에 잠겼다. 혹시나 내가 브랜딩을 한다면 어떤 걸 해볼 수 있을까? 나는 아스날이라는 지구 반대편의 축구팀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내가 이 축구팀의 팬이라는 것을 내 아이덴티티로써 보여주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축구 관련된 용품들은 일상용품으로 사용하기에 좀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 축구화를 신을 수도 없고, 등번호가 크게 박혀있는 축구 유니폼을 사복으로 입고 다니기에는 코디가 많이 어렵다. (물론 그런 패셔니스타들이 점점 많아지고는 있다.) 한 축구 팬의 입장으로써 내가 이 팀을 진정으로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잠시 고민해 봤다. 축구에 대한 열정은 담되, 보다 일상생활 속에 놀아들 수 있는 그러한 상품. 비단 나의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팬들도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면 재밌을 것 같다.


사실 예전부터 브랜딩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었다. 그래서 매거진 비도 꾸준히 구매를 하면서 관심 있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살펴본 적이 있다. 하지만 프리워커스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내가 브랜딩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브랜딩이 아니어도, 나를 나타낼 수 있는 퍼스널 브랜딩? 그렇다면 자기 PR 느낌으로 브런치를 좀 더 열심히 써봐야 할까? 뭐가 되었던 기록으로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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