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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orba Jun 25. 2024

운동이 삶을 지배했을 때

어제저녁에 성북천을 따라 러닝을 했다. 한 30분 정도 뛰었나. 러닝을 항상 혼자만 했는데, 같이 뛰는 러닝메이트가 생겼다. 뛰면서 이야기하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특히 옆에서 같이 뛰는 사람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면 더욱 가치 있는 30분이 된다. 그 분과 '운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제가 매일같이 운동을 진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삶에 걱정이 많이 사라지고 생각이 단순해져서 활력이 살아난 거 같아요.'


지난 한 달은 거의 일과 운동의 반복이었다. 물론 오늘도 마찬가지 었다. 아침에 테니스 레슨을 받았다. 이제껏 실내에서만 하다가 실외테니스장으로 옮겼는데 탁 트인 공간에서 좋아하는 스포츠를 하니 기쁨이 배가 되었다. 심지어 친한 동기형과 함께 테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시간이 녹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점점 성장하는 테니스 실력에 더해 이 즐거운 스포츠를 친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 것만 같다. 이제껏 왜 시작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제야 삶의 여유를 찾았기 때문에 취미를 제대로 찾은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전과 같았으면 테니스 레슨 받는 돈도 아깝고 저녁마다 테니스 게임을 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내가 테니스를 치는 행복한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운 생각뿐이다. 이 스포츠에 왜 빠졌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매번 성장해야 할 부분들이 생겨서.' 끊임없이 잘 치고 싶은 생각뿐이다. 더 잘 쳐서 지금보다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싶다.


저녁에는 축구 경기를 뛰었다. 테니스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팀 스포츠이다. 축구 역시 잘하지는 못하지만, 매번 경기에 나설 때마다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여전히 갈 길이 먼 무언가를 계속 도전한다는 건 삶을 기쁘게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시간이 모자라다.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삶을 열심히 살아가야 하기도 하고 즐기기도 해야 한다. 이제껏 전자만 생각하느라 삶이 꽤나 어려웠는데,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삶의 여러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점점 삶이라는 것이 행복으로 물들고 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긴다. 이제껏 왜 그렇게 악착같이 살았을까 생각한다. 지금처럼 즐기면서 사는 것도 열심히 사는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데 말이다. 이제 운동이 내 삶에 온전히 녹아들게 하고, 그 남은 시간들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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