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할머니께서 자꾸만 환청을 듣고 환시를 본다고 진료실로 내원한 이야기를 신경과 교수님께 들은 적이 있다. 환시의 내용은 어린 아이들이 방에서 블록 쌓기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면서 논다는 것인데, 약제로 증상 조절을 해 주겠다는 교수님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고개를 저으셨다고 한다. 혼자 살기 적적했는데 아이들이 보여서 좋다고. 이유를 알았으니 되었다, 아이들을 계속 보고 싶으니 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몹시 쓸쓸한 이야기다. 이렇게 쓸쓸한 이야기를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