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의자에서 엉덩이가 붕 떠있는 기분이고 주말은 끝나지 않는 전쟁터에서 지리하게 버티고 있는 기분이다. 일주일 남짓.. 아직은 긴장감과 집이라는 공간에서 쌓아온 체력을 바탕으로 "난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사람이야"라고 얘기할 수 있는 상태다.
사실 난 회사에서 일하는 걸 좋아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좋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너무 소중해서 머라도 해주고 싶은 상대와 컨트롤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 함께 있는 것에 비할 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되어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쉽다. 9개월의 육아 경험에 따르면 아이는 보는만큼 보인다. 많이 보면 볼수록 아이를 알게 되고 아이와 공감하게 된다. 복귀하기 전 한참 아이가 잘 놀기 시작할 때 그런 일체감을 느낀 순간이 있었고 아이와 함께 참 행복했다. 그 부분을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종종 엄습해온다.
회사에 돌아와서, 최소한 회사에 있는 동안은 회사일로 가득하다. 아이 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는다. 나의 지난 날을 보건데, 곧 집에서도 회사 생각을 많이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집과 회사 뿐이었던 때와 달리 내 삶엔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무엇이든 혼자할 수 없고 해줘야 하는 존재다. 육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계속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