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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달 May 10. 2022

부모는 행복해야할 의무가 있다.

'동석과 선아 _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고 벅차오르다.

"엄마는 자식 버리고 가, 아빠는 사업 실패하고 자살해, 너는 우울증에 남편한테 이혼당하고 아이까지 뺐겨.. 그래 살맛 나는게 이상하지. 그래! 그렇게 망가지다 되져버리면 되지! 근데!!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니 자식도 그렇게 살겠지! 아빠는 우울증 걸린 엄마랑 이혼하고 엄마는 망가져버리면 니 자식도 망가져버리거나, 나처럼 막살겠지!!"


아빠랑 누나는 바다에서 죽고 엄마는 바다만 보며 슬퍼하다가 아빠 친구의 첩이 되고.. 슬퍼만하다 망가진 인생을 산 엄마를 보며 막살게 된 동석의 말에 머리가 띵 해졌다. 가슴이 막 뛰었다.


그렇다!부모는 행복해져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자식이 보고 자라기 때문에.. 행복도 배워야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때때로 생각한다. 내 어린 시절이 녹녹치 않았기 때문에, 평생 가장 행복한 지금의 삶도 때론 너무나 피곤해서 그냥 다 놔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기 때문에, 피곤한 이 인간으로서의 생을 살게 될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닌 아이에게 어떤 식의 고뇌든 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살게 한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 그래서 최소한 가족으로 인해 피곤하지는 않도록 부모로서 적당한 경제력을 가지고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라는 이제는 너무나 흔한 말. 순간순간 마음이 괴로울 때 아이가 은연 중에 나의 감정을 알아채는 것이 느껴지면 그 말을 실감하며 마음을 다잡곤 했는데, 한 순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삶이 내 아이에게 닮고 싶은 삶이어야 한다.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되는 삶이어야 한다.

절실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릿속에 경종이 울렸다. 퇴근길 지하철 역 플랫폼에서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기록해둔다.



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내 아이를 위해서, 내 아이와 함께.

내 아이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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