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찾기 #6
내가 맨 처음 세상의 기묘함을 얼핏 본 것은 초등학교 때쯤이다. 그림을 그리다가 우연히 기준을 지구가 아닌 우주로 바꾸면서 이상한 경험을 했는데, 물론 그때는 대극이나 상대성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떠올린 것은 아니고 단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떠오르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언제나 ‘나’와 ‘지구’를 세상의 모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을 어린아이의 눈에도, 조금만 따지고 보면 세상의 기묘함이 드러난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는 오히려 이 단순한 사실을 눈치채기가 오히려 어렵다. 우리가 교육을 받는 과정은 언제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쪽으로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렸던 그림을 재현해 보면 이랬다.
지구 아래로 우주선이 날아가는 그림이다. 나름 열심히 몰입해서 그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맞은편에 앉아 있던 친구가 물었다.
“왜 우주선을 거꾸로 그려?”
처음에는 친구의 질문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나의 상상력은 우주선을 조종하는 조종사의 관점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봐도 내 우주선은 제대로 날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아닌데? 똑바로 그리고 있는데?”
“바보야, 우주선 바닥이 지구를 향하게 그려야지, 그래야 남극에 사는 사람들이 봐도 우주선이 제대로 보이지. 남극에서 보면 우주선이 뒤집어져서 날고 있는 거잖아!”
“…”
생각해 보니 그랬다. 이대로라면 남극에 사는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면 우주선이 거꾸로 날아가는 이상한 모양이 된다. 순간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나 싶었지만, 뭔가 깔끔하게 수긍이 가지 않았다. 우주선에 타고 있는 조종사 입장에서는 지구가 머리 위에 떠 있어도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 지구를 벗어나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선이 왜 굳이 지구에서 보기 좋게 배를 아래로 깔고 날아야 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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