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하면 일을 못하는가?

by pathemata mathemata

이 글은 과학적인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근거 없는 편견이 가득한 글이다. 그리고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시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쉽진 않아 보인다. 말을 잘 하는 성향을 설정하는 것부터 일을 잘 하는 척도를 정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말을 잘 하는 이들과 일하는 것의 고충을 나누고 싶어서이다. 나는 말이 많은 편보다는 적은 편에 속할 것이다. 그래서 글 쓰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어떤 이들은 선천적으로 말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가 노력을 하더라도 그러한 성향을 갖추기 쉽지 않다 반대로 그들 역시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는 등 인생의 전환점이 오기 전에는 과묵해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를 하다 보니 그렇게 사교적인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었다. 그중 말을 많이 하는 이들과 근무를 할 때 꽤나 고통지수가 증가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들은 보통 일을 입으로 한다. 즉, 자신의 업무에 대해 꽤나 선전활동에 열심이다. 그리고 이들의 일과 상당수는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소비한다. 주기적으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브레이크 타임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신의 드러나지 않은 업무 프로세스를 딱히 즐기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이렇게 결론지었다. 언어활동과 업무를 둘 다 잘 하는 사람은 바로 CEO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는 자신이 할 일을 타인에게 전가해서(delegation of power) 자신이 돋보이도록 말할 시간을 확보할 것이다. 그런데 말 잘하는 동료가 이러한 잘난 CEO가 아니라 그냥 직장 동료라면? 그것이 바로 조용한 사람들에겐 재앙의 시작이다.


신경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좌뇌가 언어 영역을 담당한다. 그 밖에도 좌뇌는 논리, 분석체계를 담당하고 우뇌는 이미지와 감정, 직관적 사고를 담당한다. 물론 이 두 뇌의 능력이 정확히 이분된 것은 아니다. 심지어 둘 중 하나가 손상되어도 신경가소성*으로 인해 거의 정상적으로 살아갈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뇌가 언어를 더 잘 다룬다는 사실은 맞다.

* 신경가소성(神經可塑性, 영어: neuroplasticity)은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뇌가 스스로 신경 회로를 바꾸는 능력이다(위키피디아).


의사결정 개념 중 트레이드오프(trade-off)라는 개념이 있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선택을 말한다. 인간의 능력 역시 마찬가지이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우연히 재미있는 숏츠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근육질 헬창이 상대적으로 몸집이 왜소한 권투 선수를 못 이기는 이유는 바로 '신경가소성' 때문이라고 한다. 즉, 헬창은 무게를 드는데 뇌와 몸이 최적화되어 있고 권투 선수는 사람을 때리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같은 논리로 누군가 언어능력이 발달했고 말하는 것을 즐겨 한다면 다른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발생할 것이다. 어쩌면 말이 많은 사람들은 과묵한 사람이 티 안 나게 일하는 방식으로 신경가소성이 발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


혹은, 언어를 담당하는 좌뇌가 논리적이고 우뇌가 감정적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그들에겐 우뇌의 감정 기능 중 공감 능력(empathy)가 조금 덜 발달한 것은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통 타인의 말은 잘 경청하지 않고, 그의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신경가소성을 떠올려볼 때, 공감 능력 또한 훈련을 통해 조금은 늘려나갈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변(言辯)은 신이 준 타고난 재능 중 하나이다. 그러니 말 잘하는 이들은 그리스를 최전성기로 이끌었던 정치가이자 명연설가였던 페리클레스와 같은 공감 능력을 '학습'했으면 한다.



당신들도 명성을 얻고자 고상한 생각을 하면서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 따른 열정과 버릇을 때맞추어 갖게 될 것이오.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페리클레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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