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야기를 종종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고. 어느 날 유튜브 숏츠에도 노래 한 곡으로 인생 역전한 가수가 등장한다. 그렇다. 인생은 운발이다.
하지만 정작 인생 역전에 성공한 그 사람에게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혹은 그녀는) 날마다 좌절했을 것이다. 그렇게 쓰러지고 또 쓰러졌다. 하지만 매번 일어났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어느 날 이 사람을 알아보는 하나의 사건이 생겼다. 매번 피, 땀, 눈물로 구매한 타인의 인정이라는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그런데 왜 운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왜냐하면 그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목소리는 타고났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 깃든 슬픔과 기쁨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니체는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에게 했던 말을 제목으로 자전적인 책을 썼다. "ECCE HOMO(이 사람을 보라)." 그리고 니체는 이 책으로 인해 (그토록 원했을) 대중적 명성을 얻게 된다.
이에 예수께서 가시관을 쓰고 자색 옷을 입고 나오시니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이로다 하매
Then came Jesus forth, wearing the crown of thorns, and the purple robe. And Pilate saith unto them, Behold the man!
요한복음(개역개정, KJV) 19:5
이 말은 예수를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성난 군중에게 처분을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의 사건은 너무나 유명해 대부분 다 알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의 죽음을 선포했던 니체 역시 예수처럼 사후(死後) 엄청난 유명 인사가 된다.
누군가 영광을 얻고 오욕을 얻는 것은 자신의 노력이라기보다는 대중의 선택에 달려있다. 내가 인정받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나 역시 개인의 취향이 존재하는데 수많은 사람은 수많은 취향이 있지지 않겠는가?
문득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가 생각났다. 이 책은 평범한 남자의 인생을 담담히 묘사했다. 그는 명성을 바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되뇌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작가의 책을 타이핑했던 여자 조수는 원고를 옮겨 적는 동안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 책의 주인공 스토너처럼 빛을 보지 못했던 작가도 사후 20년이 지나 뒤늦게 명성을 얻는다.
명성을 얻는 것은 분명 운이 맞다. 나를 원하는 대중이 내가 살던 시대에 없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의 노력만큼은 결코 운이 아니다. 결코.
https://youtu.be/HY3RZcFnd1g?si=cuSBRMSFxrFCBhr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