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거식증(anorexia) 헌터스
넷플릭스의 케데헌(K팝 데몬 헌터스)으로 케이팝(K-POP)이 다시 전세계적인 열풍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획사의 아이돌 육성이라는 세계에 유례없는 이상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출연료 미정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모에 대한 통제이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체중 감량에 대한 요구는 비윤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 제기 자체가 터부(taboo) 시되는 마치 소도와 같은 세계이다.
워터밤 여신이라 칭송받는 권은비는 사과 한 쪽으로 하루를 버텼다. 그것이 건물주가 되기 위한 왕관의 무게인가? 케데헌 수록곡을 불렀던 트와이스 모모도 10일 동안 7kg 감량을 위해 10일 동안 단식하면서 헬스장을 다녔다고 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기획사의 지시인가? 일단 하나의 인간이 아닌 무게를 달아 가치를 재는 상품으로 보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정량이 초과되면 반품되는 그런 성 상품 말이다.
아이돌들은 특정 음식을 극도로 제한하거나 한 가지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밤 여신 권은비는 한참 강박을 느꼈을 때는 사과를 슬라이스로 잘라 시간별로 섭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걸그룹 베스티 출신 송다혜는 닭가슴살 소시지 한 팩으로 하루를 버티는 식단을 오랫동안 유지했다고 한다. 레드벨벳 웬디 역시 아침에는 검은콩무지방우유에 양배추와 사과를 갈아 마셨으며, 점심과 저녁은 호박즙 한 포를 마셨다고 했다.
트와이스 모모는 10일안에 7kg을 무조건 빼라는 말을 듣고, 10일 동안 얼음 한 조각만 먹고 헬스장까지 다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멤버 다영은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에 쉐이크 한잔, 샐러드 한 그릇만 먹는 등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였으나, 이후 면역력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 애프터스쿨 베카 "늘 전쟁이었다"..K팝의 '극단적 외모 관리' 폭로 [헬스톡], 2025.9.27, 파이낸셜뉴
K팝 기획사 관계자에 따르면 여자 연습생 80%는 극단적 다이어트로 인해 월경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얼굴의 단점을 지적하여 끊임없는 성형 중독으로 이끌어 자아를 붕괴시키고 영구적 장애를 입히기까지 한다.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은 세계 유일의 아이돌 제작 방식을 확립한 이상한 나라 ‘한국’의 부조리한 현실을 파고든다.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저자는 아이돌, 연습생, 프로듀서, 기획사 대표, 평론가, 변호사, 국회의원, 팬 등 4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K팝의 그림자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아이돌 가수와 연습생 등은 자신이 경험한 K팝 산업의 부조리와 모순을 직접 폭로한다. 이를 통해 자본이 최고의 윤리이자 선이 되며 사람, 특히 어린이가 상품 취급을 받는 게 미덕으로 용인되는 K팝 산업의 실체가 드러난다.
“여자 연습생 10명 중 8명은 월경을 안 한다”는 K팝 기획사 관계자의 증언처럼 강압적 식단 조절로 신체가 망가지고, ‘가스라이팅’을 통한 성형으로 자신의 원래 외모를 잃게 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생기는 일도 드물지 않다. 공교육의 기회를 빼앗기는 것도 당연시된다. 데뷔해서 인기를 얻어 성공하더라도 아티스트가 갑의 위치에 오르는 건 극소수다.
- “여자 연습생 10명 중 8명은 월경을 안 한다”… K팝 시스템의 민낯, 2025.9.20, 한국일보
대부분 미성년자로 시작하는 아이돌과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에 대한 착취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네이버 뉴스의 순공감순 글을 읽어보면 학교 잘 다니고 아이돌 연습생 안 하면 되며, 잘 되면 돈방석에 앉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함) 식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렇다. 이들의 논리에 따르면 안 하면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지난날 노예제도,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논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동일한 논리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노비로 살아갔다. 개인은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대중의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면 상황은 달라진다.
19세기 영국에서 노예가 만든 서인도제도 설탕 불매운동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21세기인 지금도 노예 제도가 존속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금과 같이 K팝 국뽕에 취해 미성년자 아이돌과 아이돌 연습생 착취를 묵인한다면, 설탕을 만들기 위해 죽을 때까지 사탕수수 밭에서 희생당한 흑인들의 피로 만든 설탕을 죄책감 없이 소비하는 것과 같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미성년자의 자유의사를 아이돌 데뷔라는 미끼로 그들의 신체를 착취하고 정신을 망가뜨리는 K팝 아이돌 시스템과 K팝을 불매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한 연예인 기획사 주식을 사는 것도 담배, 도박과 같은 죄악주의 주주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연습생 모두가 빌딩과 강남 아파트를 전액 현금으로 사는 아이돌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이러한 가언명령적 조건을 떠나 미성년자에 대한 뼈말라, 혹은 거식증(anorexia)의 강요는 미성년자 성매매처럼 윤리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 눅 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