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 팝업스토어(1/2)

by pathemata mathemata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상혁은 어느 주말에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들러 존경하는 작가의 전시회를 관람했다. 돌아오는 길에 출출한 나머지 학생식당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다행인 것은 식사를 마칠 때 즈음하여 주방의 이모님들이 나와 식사시간이 종료됨을 한 사람 한 사람 알리는 중이었다. 어쩐지 7천 원의 식사를 결제하려고 두리번거릴 때 그분들이 호의적인 표정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냥 밖으로 나가려다가 학생회관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눈에 띄었다. 거기에는 '기념품 숍 2층'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미국에 아이비리그처럼 우리나라에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들의 서열이 있다. 그중 단연 최고는 서울대일 것이다. 그 기념품을 놓칠 수 없기에 호기심에 2층으로 발길을 옮겼다. 학생회관은 리모델링이 한창이었는데 어수선함을 뚫고 기념품 숍에 올라가자 그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곳에는 실로 많은 문방구가 있었는데 대부분 서울대 로고가 박힌 것들이었다.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도 상당수 있었다. 한 학생은 언뜻 보아도 족히 수만 원은 되어 보이는 많은 문구류를 쇼핑해서 상혁의 눈길을 끌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을 관통하는 하나의 영감이 있었으니 바로 새로운 유형의 기념품 가게였다!


대한민국은 학력을 따질 때 서울대가 1위가 맞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다는 의미는 서울대에도 '의대'가 있기 때문이고, 틀리다는 의미는 서울대 의대, 치대를 제외하고는 입학 점수가 다른 의대들이 서울대 다른 과를 웬만큼 압도하기 때문이다. 수치적으로 말하면 전국 상위 약 0.5%에 있어야 의사 면허를 딸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대한민국 사람들 중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상혁은 의대 기념품 숍에 구글로 검색해 보니 고려대 의대를 제외하고는 의과대학을 전면에 내세운 기념품 숍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게 돈이 될까 싶었는데, 상혁의 눈에는 뭔가 희망이 보였다. 그래서 그는 즉시 AI에 사업에 대한 평가를 문의했다. 그러자 AI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실행하기 까다로운 사업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상혁은 이제 학생회관을 나왔다. 시무룩해졌지만 예상은 했던 결과이다.


그런데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은 어떨까? 그는 자영업을 하는 친구인 민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요즘 잘 지내?"


"장사가 안된다. 이제 접어야지 뭐. 갑자기 안 하던 전화를 하고 용건이 뭔데?"


"팝업스토어를 한 번 열어볼까 하는데."


"아니, 멀쩡하게 회사 다니는 놈이 무슨 팝업스토어야. 회사 일로 하는 거야?"


"그건 아니고, 내가 사업 아이템이 하나 생겼거든."


"팝업스토어 얼마나 비싼 줄 알고 이야기 하나? 성수동에서 하루 대관료가 백에서 천까지 하는데 월급쟁이가 무슨 놈의 돈이 있다고 그런 위험을 벌여? 내가 너 사업 병 있는 건 알지만, 그건 좀 아니다."


"한 번 내 이야기를 들어봐."


"그래, 들어는 줄게. 굳이 건물주한테 자선사업한다는데 말리는 건 안 해도 되지?"


"비꼬는 건 여전하구먼. 끼어달라고 나 하지 말아라."


"뭔데, 기대는 하나도 안되지만 뜸뜰 이지 말고 이야기하셔."


"서울대보다 훨씬 잘난 '전국 의대' 기념품 숍 팝업스토어 어때? 대한민국 부모 중에 자식 의사 만드는 게 최고 소원 아닌 사람 있나?"


(계속)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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