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치안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다. 2부 섹션의 토론자로. 주제는 회복적 경찰 활동 and 절차적 정의.
아직은 몸속 깊이 와 닿지 않더라도 경찰관이라면 귀에 익숙할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절차적 정의 분야만 간단히 언급해본다.
절차적 정의란 사려 깊은 법집행이라고 생각한다. 단속된 시민에게 위반이 미치는 개인적 사회적 영향 등을 세심히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선생님 경찰이 단속을 하고 있는 이유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피해자와 그의 가족의 고통, 나아가 가해자의 심적 아픔이 생겨나지 않기 위함입니다."
일단 환영한다. 다른 건 둘째치고 접근 방법이 인간적이다. 하지만 반가우면서 동시에 고개가 떨구어진다. 왜냐하면 정작 경찰은 조직원에게 그리 따뜻하지 못해서다.
경찰 조직은 인간적이지 못하다. 일선의 냉소는 구조적이다. 비근한 예로 나이 들어가는 현장 경찰의 시력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가. 앞이 침침해서 운전이 어렵다. 그런데 경쟁시스템으로 쫓아낼 생각만 한다. 이런 기본권적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절차적 정의는 그야말로 냉소적이다. -토론 中 발언-
정의는 보편적이어야 한다. 시민을 향한 경찰의 집행이 정의가 되려면 실현 주체인 경관에 대한 처우도 정의로워야 한다. 모순은 누구도 설득시키지 못한다.
'경찰'이란 사회 어둠을 밝히는 존재라서절차적 정의ㆍ회복적 경찰활동은논리적 귀결이다. 경찰청의 시도가 옳단 얘기다. 따라서 '정의'의 이른 정착의 지름길은 제복 입은 시민들의 구조적 냉소를 깨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