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꼰대와 신임경찰 300기는 앞으로 걷는 중

경찰 후보생으로부터 까똑

by polisopher




수업 중 부담스러울 만큼 두 눈동자를 부라리며 레이저를 쏘는 후보생들은 은인ㆍ선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실수나 어설픈 설명에도 펜을 놓지 않는다. 썰렁한 농담과 동작에는 괜찮다며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준다.

그들 앞에서는 기가 산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과목 이외의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져 나온다. 주먹은 강해지고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목에는 땀이 찬다. 그렇게 그들의 시선을 박카스 삼아 2~3시간 드라마를 찍고 나면 긴장감이 사라지고 마음은 붕 뜬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최고라며..

반면 이들과 전혀 다른 행보를 걷는 이들에게는 짠한 생각에 과외를 해서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친다. 한편으로는 불성실해 보이는 태도가 밉다. 즉 그들은 애증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유독 사춘기 소년 같은 모습을 보여준 후보생이 있었다. 그의 방황하는 시선은 일관적이었다. 역시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등대처럼 그를 서치 하기도 했다. '참여하라고, 너는 경찰이 될 사람이라고.' 그런데 마침내 종강까지 와 버렸다. 하고 싶은 말을 잔뜩 쌓아둔 채.. '눈빛 꼰대'로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


'까똑'



늦은 밤 찾아온 메시지. 그였다.


<어느 후보생이 보내 온 까똑>


실은 나의 표정ㆍ손짓ㆍ발짓은 그에게 관찰되고 있었으며 마음은 여봐란듯이 읽히고 있었던 것이다. 미처 하지 못한 말들, 하지만 그가 헤아려주기 바랐던 생각이 저렇게ㆍ모조리 투영되고 있었으니..

사람의 태도를 해석하려는 이 놈의 분류병, 누구는 모범생, 누구는 안 모범생, 어떻게든 틀에 끼워 맞추어보려는 나. 내가 불안한 존재임을 또다시 확인시켜 준 그의 까톡. 실은 각자의 모습ㆍ가치대로 한걸음 두 걸음 나아가고 있었던 건데..


<그 후보생에게 보낸 까똑>


동시에 사람의 감각은 논리적이고 소란스러운 음성의 '언어'보다 때로는 호소력 짙고 설득력 있는 '말'임을 느낀다. 온몸으로 말한다는 것, 즉 누군가의 마음에 전달될 뿐만 아니라 자발적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건 오직 五感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300기 종강 시즌, 그렇다면 어디 관심법 연마에나 정진해볼까.


ㆍ대한민국 파출소 경관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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