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돈, 장인 정신에 곁들 여진 비즈니스 전문가의 손길
어린 시절 나는 입이 참 짧았다. 그래서인지 또래보다 키도 작았고 덩치도 작은 편이었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많이 걱정하셨으나 아무거나 먹이진 않으셨다. 가공육이나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는 1년에 5번 이내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가끔 어머니께서 튀겨주신 돈가스가 생각이 난다.
동그랑땡 형태에 가까운 미니 돈가스인데 토마토케첩에 찍어서 밥반찬으로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남산 돈가스, 명동 돈가스라는 이름의 경양식 레스토랑이 참 많았다.
후추를 톡톡 뿌려서 먹는 크림수프를 애피타이저로 먹은 후 소스가 곁들여진 돈가스와 동그란 쌀밥, 후르츠칵테일, 샐러드(사라다 형태에 가까운)가 함께 제공되는 경양식 스타일이 나에겐 추억의 맛이다.
요즘 다이닝 씬에서 돈가스는 과거 나의 기억으로부터 훨씬 발전하여 하나의 카테고리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일부 사람들은 남자의 음식이라며 제육볶음, 국밥, 돈가스를 꼽지만 전국 방방곡곡 다양한 돈가스집이 있을 정도로 국내 돈가스 문화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합정동의 크레이지카츠, 최강금돈까스,
우메돈, 부타이 등등..
저온카츠, 특수부위를 활용한 돈가스 등 다양한 시도와 메뉴들을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연돈에 대한 리뷰를 정리하려 한다.
* 제주 연돈
- 제주 서귀포시 색달로 10 연돈
- 매일 12:00~21:00 (19:15 라스트오더,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 등심가스 11.0 / 안심가스 12.0 / 치즈가스 15.0 / 카레추가 5.0
- 볼카츠 3.0 / 치즈볼카츠 4.0 (포장 가능)
여름 어느 날 방문했던 연돈,
오후 4시쯤 느지막이 방문했고 웨이팅은 거의 없었다.
약 4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 연돈 기준 웨이팅이 없다는 말..
아마 오픈할 때였으면 2-3시간은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웨이팅 기계에 대기를 걸어두고 도란도란 주변을 거닐며 산책을 했다. 맞은편에는 백종원 씨가 운영 중인 더본 호텔이 있고 1층에는 백다방과 베이커리가 있는데 오후 4시였지만 이미 베이커리는 전량 품절이었다.
역시 인기가 대단하다 하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을 즈음에 연돈에서 연락이 와서 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당연하게도(?) 치즈가스는 품절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히레(안심)까스와
아내가 좋아하는 로스(등심)까스를 하나씩 주문했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고 소문난 카레도 하나 추가.
음식은 비교적 빠르게 서비스되었다.
처음 느낀 식감은 생각보다 바삭했다는 점이다.
나는 사실 거친 튀김옷보다는 육즙이 잘 가둬진 상태의 안심을 챡 씹었을 때 분출되는 풍미를 선호하는 스타일인데 생각보다 과거 스타일의 돈가스라서 순간 당황했다.
그러나 금세 그 진가를 다시 느꼈다.
빵가루와 튀김옷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연돈의 장점이었던 것이다.
튀김옷이 바삭한 반면 돼지고기의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후추와 카레가루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카레 또한 훌륭했는데 오래 뭉근히 끓인듯한
양파의 향과 적당한 매콤함이 계속 입맛을 자극했다. 그래서 HMR로 판매하는 카레 2팩을 추가로 구매해 왔다.
음식을 소비할 때 가격과 맛이 비례하면 대체로 만족도가 좋은 편인데 제주 연돈의 돈가스는 가격 대비 맛이 상당히 좋아서 만족도가 참 좋았다.
아마도 이러한 부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 기저에는 사장님의 장인 정신과 백종원 씨의 엄청난 컨설팅 능력이 있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넘버원 돈가스 브랜드, 제주 연돈,
제주 방문 때 가보면 만족도가 매우 좋을 곳이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