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Since 1946, 과자 중의 과자 태극당

역사와 전통의 힘에 관하여

by 패트릭


어떤 단어를 이야기했을 때,

머리속에 연상되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있다.


윈도우 베이커리, 토탈 베이커리와 같은

세련된 단어가 아닌 ‘빵가게’ 또는 ‘빵-집’과 같은

단어를 이야기했을 때,

나는 항상 머리 속에 태극당이 떠오른다.


전통적인 이미지의 브랜딩과 메뉴들,

헤리티지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무드까지.


그야말로 빵집의 헤리티지를 가득 담아낸 태극당에 다녀왔다.






* 태극당

- 서울 중구 동호로24길 7

- 매일 08:00-21:00

- 우유 / 초코 모나카 각 3,300원



입구에 대문짝만하게

과자 중의 과자라고 간판이 달려있다.


그렇다, 생각해보면 태극당은 양과점이다.

1945년 광복 이후에 '미도리야' 제과점이라는

제과기계를 인수한 후에

이듬해인 1946년, 중구 명동에 '태극당'을 설립하였고

양갱, 전병, 월병, 카스테라 등을 주메뉴로 사업을 시작했다.



가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거로 돌아간듯한 기분이 든다

뉴트로, 레트로한 공간을 찾는다면 태극당이 그것과 딱 어울리는 듯.



매장 입구에 있는 어항이 눈에 띈다.

90년대에 가정마다 저런 금붕어를 키우는 어항이 있었지.


생각해보면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기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비슷한 흐름으로 사람들이 다들 살아가나 싶다.

인간의 사회성이라는게 그런건가. 동질감을 느끼기 위한 행위인가.

아무튼 어항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브랜드 이야기를 계속해보자면

태극당은 1960년, 남양주에 농축원이라는 약 10만여평 규모의 목장을 만들었고

우유와 계란을 매일 공수할만큼 규모를 키웠으며

그 때 시그니처 메뉴인 태극당의 모나카(당시 미고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또한 1965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선진 낙농기술 답사를 위해 태극당 농축원에 방문도 하였고

1971년에는 서울 시내 7곳에 직영점을 오픈했으며 1973년, 현재 장충동으로 이전했다.



이후 여러가지 빵들을 출시했고

역삼동에 예식장, 제과공장도 설립했다가 철수한 역사가 있으며

2010년대 접어들어 브랜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2020년대에 몬드리안 호텔, 더 현대 서울 등

규모가 있는 유통 플랫폼에 진출하게 되었다.



태극당의 매력은 한국적인 클래식함을 잘 담아낸 그 포지셔닝에 있다고 생각한다.

빵, 양과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지만

한국스럽게 정감가게 잘 표현하였고,

실제로 남녀노소 누구와 함께 방문해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이되어

더현대 서울 등의 MZ의 성지에도 거리낌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시간여행을 하는듯한 매력을 풍긴다.



정말 어렸던 초등학교 저학년때 부모님께서 사주시던

케익이 생각난다.

만약 생일 때 이런 케익을 선물 받는다면 그것 나름대로 감동이 있을 것 같다.



매장 한켠에는 좌석이 준비되어있고 벽면에

역시나 뉴트로한 작품이 보인다. 농축원의 풍경도이다.



카운터가 아닌 카운타에는

납세로 국력을 키우자

계산을 정확히 합시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뭔가 산업화시대의 캐치 프레이즈를 보고 느낀 기분이었다.



모나카가 가득 들어있는 냉장고

우리 집에 있으면 좋겠다.



입구쪽에는 친절하게 스테디셀러를 표현해두었다.

다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메뉴



부모님이나 어르신들 모시고 방문하면

수많은 옛날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는 정겨운 곳,


가장 한국스러운 베이커리의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곳,

태극당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