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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또 Oct 22. 2019

[이탈리아 커피] 로마의 스페셜티 바람

초보 마케터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 이탈리아 커피

커피를 이제 알아가는 초보 마케터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 이탈리아 커피,

그들의 오래된 역사와 스페셜티라는 변화의 물결을 체험하고 작성한 짧은 견문록


로마에서 방문한 첫 번째 스페셜티 카페, 카페 페르가미노. 바티칸 근처에 위치한 이 카페는 함께 붙어있는 펍과 함께 운영 중이었다. 원두 구매는 카페에서 하고, 매장 밖에서 마신 커피는 펍에서 계산하는 독특한 구조였다.

독특한 구조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유럽 각지의 다양한 원두를 판매하고 있는 매장이라는 점이다. 영국의 Crankhouse, Garagecoffee, Smallbatch, 39steps 독일의 The barn, Bonanza 스페인의 Nomad 이탈리아의 Gardelli 등 유럽 각국 유명 로스터리의 원두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 메뉴판에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와 스페셜티의 명확한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원두와 제조방법의 선택

정말 다양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었고, 각 원두의 특성에 맞게 추출 방법을 권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기호에 맞게 원두를 고르고 카페의 가이드에 따라 즐기기 좋은 제조방법을 고를 수 있다. 


2) 가격

에스프레소 한 잔에 1유로도 안 하는 카페가 많은 로마에서 커피 한 잔에 5~8유로로 형성된 스페셜티 커피는, 가격에서부터 지금 마시는 커피에 집중하게 만드는 장치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 카페에서도 1유로의 저렴한 에스프레소를 판매하고 있지만,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본다면 “적어도 스페셜티를 즐길 때에는 당신이 지불한 가격만큼 커피에 집중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39steps의 에티오피아와 17년도 세계 로스팅 챔피언 Gardelli의 온두라스를 주문했다. 커피 경험, 특히 에스프레소에 대한 경험이 적다 보니 쫀득하고 진한 에스프레소가 조금씩 부담이 되고 있었다. 

페르가미노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핀초언덕의 노을

이때 마셨던 과일향 가득한 두 커피는 블루베리와 오렌지가 섞이는 듯 한 저 하늘처럼 입안을 화사함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내친김에 Gardelli의 콜롬비아 애너로빅도 구매했다. 한국에 도착해 원두를 시음해봤는데, 애너로빅 특유의 패션후르츠 같은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독특한 맛이었다. 그 상큼함이 강렬해 보통 마시던 1:15의 비율 대신 1:17 정도로 내려마시니 훨씬 즐기기 좋았다. 




로마, 그것도 바티칸 바로 옆, 가장 보수적일 것 같은 그곳에서 유럽 각지의 스페셜티 로스터에서 온 원두를 경험하고 있으니 오래된 역사의 현장 속에 스페셜티라는 변화의 바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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